'더 글로리 현실판' 정순신 국수본부장 사퇴…정치권 여야 불문 '비판'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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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5 15:48  |  수정 2023-02-25 20:58  |  발행일 2023-02-25
자녀 학교폭력 논란 정순신 변호사

국힘, 민주당, 정의당 등 입장 표명
더 글로리 현실판 정순신 국수본부장 사퇴…정치권 여야 불문 비판
정순신 변호사. 연합뉴스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정순신 변호사에 대해 25일 여야가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으나 결국 임기 시작 하루 전인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아빠 찬스'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사퇴를 촉구한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실제 정 변호사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사의 표명을 존중한다. 다만 앞으로 이런 논란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인사 검증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연좌제를 거론하며 방어한 국힘 대응 문제점도 있다. 이러한 인사 논란이 총선 직전에 펼쳐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쏘아붙였다.

정 변호사가 사의 표명하기 앞서 김기현 당 대표 후보도 사실상 정 변호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경기 성남 수정구 당협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사안이 가지고 있는 심각성이나 국민적 정서 같은 것을 본인이 충분히 알고 숙고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정 본부장 임명을 오늘 당장 취소해야 한다. 이 문제는 '연좌제는 안 된다'는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교육부와 해당 대학은 학폭 가해자의 대학 입학 과정에 불법과 불공정 등 문제가 없었는지 즉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 문제가 제2의 조국 사태가 되지 않도록 윤 대통령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 본부장 임명은 윤석열 정권이 만들려는 검찰 공화국의 결정판 인사"라며 "윤 대통령은 당장 철회하고 사퇴시켜야 한다. 부실 검증으로 학폭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 이번 인사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민주당은 해당 상임위 간사단 긴급회의를 조속히 소집해 어떻게 이런 인사가 진행됐는지 문제점을 밝히고 그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더 글로리' 현실판이다. 학폭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 대처 과정에 법조 권력을 동원해 아들을 변호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며 "검찰 엘리트로 모든 권력을 통제하려는 윤 대통령 인사가 도를 넘었다. 정의당은 정순신 본부장 임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변호사의 자녀는 2017년 한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면서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개월 언어폭력을 가하다 전학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정 변호사는 이날 오전 한 차례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더 확산됐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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