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물러나다(촘스키, 다극세계의 길목에서 미국의 실패한 전쟁을 돌아보다)…"수많은 나라에 시비 걸고 복종 강요하는 美 지배계급"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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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3  |  수정 2023-03-03 07:45  |  발행일 2023-03-03 제15면
'비판적 지성' 촘스키 새 대담집

일극 약화-신냉전 국제질서 속

21세기 美 대외정책 민낯 분석

[신간] 물러나다(촘스키, 다극세계의 길목에서 미국의 실패한 전쟁을 돌아보다)…수많은 나라에 시비 걸고 복종 강요하는 美 지배계급
노엄 촘스키·비자이 프라샤드 지음/유강은 옮김/시대의 창/180쪽/1만5천원

전 세계 미국 패권 비판자들의 등대, 한평생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 집단에 정면으로 맞선 비판적 지식인인 1928년생 노엄 촘스키 MIT 명예교수가 새로운 대담집을 출간했다.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인도 출신 언론인 비자이 프라샤드와 함께 촘스키는 일극패권 약화와 신냉전 정세 속 위험한 확전으로 위기에 처한 세계의 한복판에 또다시 뛰어들어 지금의 국제질서와 앞으로의 세계에 대해 분석하고 전망했다. 95세의 촘스키 교수는 여전히 날렵한 지성과 관점으로 21세기 미국의 반테러전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폭로한다. 미국의 21세기 대외정책은 정치적, 도덕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완전히 실패했으며, 일극패권의 양상은 더욱더 도드라지게 됐다는 것이 촘스키와 프라샤드의 분석이다.

이 책에 따르면 침략, 제재, 점령으로 수십 만명의 목숨을 빼앗고 수백 만명을 기아와 빈곤으로 내몬 미국 지배계급의 행태는 과거 독일의 나치처럼 전범 재판에 회부해야 할 중대한 범죄다. 그러나 서방의 주류는 반성하지 않았고, 미국은 항상 그랬듯 한 곳에서 물러나도 금세 또 다른 전쟁으로 나갔다는 것. 하지만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채 중국, 러시아, 더 나아가 수많은 나라에 시비를 걸고 복종을 강요하는 미국의 태생적인 '대부(The Godfather)'는 지금의 신냉전과 세계적 범위의 전쟁 위기 및 불안정을 파생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 책은 세계가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하지만 노년의 비판지성은 또렷이 힘주어 말한다.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에요.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할 시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지요. 의지만 있다면 재앙을 피해 훨씬 더 나은 세계로 분명히 갈 수 있습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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