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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경. <영남일보 DB> |
올 들어 청약을 진행한 전국의 아파트 대부분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부산·창원 등 비수도권에 공급한 아파트가 이례적으로 청약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달부터 1주택자 청약 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 의무가 폐지되는 등 청약제도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향후 지방 청약시장 성적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리얼투데이가 최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올해 1~2월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 단지를 분석한 결과, 19개 단지에서 일반공급으로 나온 6천797가구에 4만824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이 6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천864가구에 1순위 청약자 41만7천934명이 몰려 경쟁률 15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절반 넘게 낮아졌다.
19개 단지 중 전체 경쟁률이 1대 1을 밑돈 곳은 12곳에 달했다. 올 들어 대구에서 유일하게 청약시장에 나왔던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의 경우도 478가구 모집에 1·2순위에서 총 28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0.06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청약 시장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상황인데도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되는 단지도 있었다. 특히 부산과 창원에서 공급된 아파트에서 청약 흥행 소식이 들려왔다. 경색된 분양시장에서 오랜만에 접하는 청신호였다.
우미건설과 대우건설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공급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은 지난달 21일 1순위 청약에서 전용 면적 93.8㎡와 95.4㎡를 제외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총 605가구 모집에 7천328명이 몰려 평균 1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103㎡ 주택형의 경우, 34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869명이 몰려 25.56대 1을 기록, 이 단지에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시 사화에서 공급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지난달 완판됐다. 1월 청약을 진행한 롯데캐슬 포레스트 1블록과 2블록은 각각 1순위 경쟁률 28.72대 1과 28.02대 1을 기록하면서 마감됐다. 두 단지는 461가구, 491가구 모집에 각각 1만3천여 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이 단지에서 최고 경쟁률을 보인 주택형은 2블록에 위치한 84㎡D로, 98.7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대구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랭한 가운데, 부산과 창원에서 들려온 청약 흥행 훈풍 소식은 이례적이다. 흥행에 성공한 단지는 비교적 분양가가 저렴하고 입지가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청약 빙하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대구 청약시장에도 입지와 가격이 우수한 단지에 남쪽발 청약 훈풍이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국면에선 입지, 가격 등에 따른 지역별 양극화가 더 극심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부터 분양에 나선 단지들은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규제 완화 혜택이 적용돼 향후 청약 성적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3월부터는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의무가 폐지되고, 투기과열지구에서도 분양가 9억원 넘는 주택을 특별공급할 수 있다. 또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다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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