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도 글로벌화…OTT 만나 정상 '우뚝'

  • 김은경
  • |
  • 입력 2023-03-09 07:51  |  수정 2023-03-09 08:04  |  발행일 2023-03-09 제17면
더 풍성해진 다큐멘터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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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음향·영상 서비스 수입이 17억200만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11억5천100만달러 대비 48% 급증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다. 이에 반해 지급은 4억6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9.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K콘텐츠가 해외에서 얻은 수익이 커진 배경에는 K팝·영화·드라마 등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과 '더 글로리' 등 한국이 만든 영상물이 글로벌 OTT에서 1위를 한 것을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국의 아이돌은 팬덤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그동안 관심에서 살짝 비켜나 있던 다큐멘터리 분야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뜨겁게 달아오른 K팝 콘텐츠가 탄생하기까지 과정을 담거나 세상을 놀라게 한 주요 이슈들을 분석하고 한 발 더 다가서 집중 취재했다. 다큐멘터리 장르가 가지는 특성상 심도 있고 다각적인 접근, 설득력 있는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OTT로 확장되며 표현 자유로워져
기존 방송구조서 어려웠던 시도 증가

아이돌 일상 담은 '제이홉 인더 박스'
K팝 콘텐츠 탄생하기까지 과정 다뤄


JMS 비위 집중취재한 '나는 신이다'
지상파서 공개 못하는 수위까지 소개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 순위 1위 차지

◆다큐로 담아낸 K팝 콘텐츠

OTT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일상을 공개한 '제이홉 인더 박스'를 공개했다. 하이브가 아티스트 제이홉의 'Jack In The Box' 앨범 제작 및 활동기를 200여 일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완벽한 아티스트 제이홉을 선보이기 위한 그의 숨은 노력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치열한 안무 연습을 마치고 연습실 한 편에서 쉬고 있는 모습을 비롯해 솔로 아티스트 앨범 작업 과정에서의 부담감을 이겨내며 고군분투하는 모습,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뮤직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 대한민국 뮤지션 최초로 메인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르기까지 뜨거운 도전과 무대 뒤편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담아 팬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17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직후 디즈니플러스 영화 부문 월드 차트 6위에 등극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조회 수를 높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에 앞서 올해 데뷔 18주년을 맞은 슈퍼 주니어의 지난날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2005년 데뷔부터 히트곡 '쏘리쏘리'의 탄생배경, 멤버 규현과 희철의 교통사고 등 중요한 사건을 교차 편집해 소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 밖에도 아이돌 그룹인 NCT127의 글로벌 성장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NCT 127: The Lost Boy' 등을 올해 소개할 예정이다.

◆사회적 이슈 다룬 다큐 OTT로 확장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만들어져 새롭게 소개되기도 했다. '레인코트 킬러: 유영철을 추격하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등의 다큐멘터리 작품을 통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왔던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지난 3일 대한민국 현대사 속에서 자칭 신이라고 부르는 '메시아'들과 숨은 사건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세계 190개국에 공개했다. 프로그램은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특히 시리즈 1편 'JMS, 신의 신부들'은 정명석 JMS 총재가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의혹을 가감 없이 공개해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인물의 충격적 증언과 피해자가 녹음한 육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 등을 공개해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화면에 끝까지 시청하지 못했다는 후기도 다수 올라왔다. 그동안 지상파에서 절대 공개할 수 없었던 수위까지 여과 없이 소개한 '나는 신이다'는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교주와 그에 조력한 관계자까지 엄중 처벌하라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는 MBC에서 'PD수첩'을 만들었다. 방송 당일 JMS 탈퇴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가나안'에 직접 글을 올렸다. 그는 "처음 이 다큐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작에 이렇게 긴 시간을 들이게 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의 2년이 걸렸다. 미행과 협박, 해킹을 당하게 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것은 생각과 달랐다"는 말로 제작과정의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다양한 형태의 다큐 프로그램도 나란히 관심을 모으는 듯하다. 사실 10대·20대나 해외 팬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내세운 K팝 관련 다큐멘터리는 회차도 많지 않고, 러닝타임도 짧으며, 팬덤층이 한정되기 때문에 기존의 방송구조에서는 쉽지 않은 시도이다. 또 시사교양물을 새롭게 조명한 다큐멘터리는 지상파에서 방송심의 때문에 표현의 한계가 있었던 데 비해서 OTT에서는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연출진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듯하다.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OTT를 중심으로 좀 더 늘어날 듯하다"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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