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분양 대신 10년 장기 전세 임대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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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6 19:29  |  수정 2023-04-07 15:10  |  발행일 2023-03-27
대구 후분양 단지 신종 마케팅
등기형 전세인 스마트리빙 방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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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투시도. 삼정기업 제공

미분양이 쌓이면서 급격히 움츠러든 대구 후분양 주택시장에 '10년 장기 전세' '등기형 전세'와 같은 기존에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를 목전에 둔 후분양 단지들이 입주 희망자들의 초기 자본 부담을 줄여주는 전세방식으로 분양 수요를 잡아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다소 줄더라도 자금 경색 리스크를 막아보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오는 6월 입주 예정인 대구 수성구 욱수동에 위치한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667세대)'는 10년 장기 전세 임대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임차인 모집공고안'을 최근 수성구청에 제출했다. 기존 분양계약자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모든 세대를 10년 장기 임대(2년마다 갱신)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 대구에서 후분양 단지가 사업 방식을 '10년 장기 일반 민간임대'로 방향을 돌리는 것은 최초 사례다.

전세 보증금은 76㎡ 3억3천만~3억5천만원, 84㎡ 3억6천만~3억8천만원, 106㎡ 4억7천만~4억9천만원이다. 임대료는 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업자 측은 전세금 100%에 대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추진하고 있다.

시지삼정그린코아포레스트 분양 관계자는 "규제지역, 고금리, 대출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탓에 분양이 잘 되지 않아 10년 장기 임대 분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장기 임대에 대한 고객들 문의가 많고 관심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만촌 자이르네'의 경우, 최대 25% 할인분양 이외에 등기형 전세인 '스마트리빙' 방식도 도입한다. 분양가의 34%를 내고 3년 거주 계약을 맺는 식이다.

만촌 자이르네 분양 관계자는 "거주한지 2년이 되는 시점에 매수 여부를 묻는 데, 퇴거시 원상복구 비용이 발생하는 등 방식이 다소 복잡하다"면서 "최대 25% 할인 분양을 받는 게 스마트리빙 방식보다 할인 혜택은 더 크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후분양 단지들이 입주 희망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여주면서 입주 수요를 이끌어내려는 고심어린 결정으로 보인다. 대구 분양 시장에서 이런 방식은 처음 본다 "고 밝혔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스마트리빙 방식은 초기 자부담은 낮지만, 퇴거시 원상복구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할인분양을 유도하기 위한 옵션형 상품 개발 정도로 유추된다"고 분석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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