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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현 'Blossom' |
대구 쇼움갤러리가 전병현〈사진〉 기획전 'Blossom 展'을 오는 5일부터 6월30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적 정서에 뿌리를 둔 한지의 두터운 질감을 살려 전병현 특유의 색과 형태로 완성한 대작 45점을 선보인다. 전병현은 "재료의 본질적인 원시성(Originality)과 태초의 신비 우주의 생명 기운을 담았다"면서 작품 기획 의도를 밝혔다.
'Blossom'이라는 전시명처럼 전병현의 그림 속은 달항아리에서 피어난 꽃들로 찬란하다. 고고한 조선백자의 모습이 떠오르는 달항아리는 보름달을 상징하듯 공간을 비추고, 꽃들은 밤하늘의 별처럼 만개했다. 하늘에서 지면을 내려다보는 듯한 작품 구도에는 시공을 초월해 우주를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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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현은 제1·2회 대한민국미술대전(1982·1983년)에서 연이어 수상한 이후 파리 국립미술학교 유학 시절을 거쳐 그동안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을 보여줬다. 'Blossom' 시리즈는 전병현 작가가 우리나라 미술사의 과거와 현재, 그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실험을 거듭한 끝에 나온 하나의 해답이라 할 수 있다.
그간 리얼리즘, 극사실, 색면추상, 사군자 등 다양한 실험을 거쳐온 그는 자신만의 한지 부조 작업을 개척해서 'Blossom' 시리즈를 내놓았다. 전병현은 "만개(Blossom)란 새 생명을 틔우기 위해 죽기 직전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는 자연의 순환"이라며 "세상에 태어나 만개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전병현은 직접 심고 키운 닥나무로 만든 한지로 작업을 진행한다. 닥나무 껍질을 제거하고, 삶고, 물에 짓이기고, 두들기고, 한지 죽으로 형태를 만들어 화면 위로 올린다. 황토와 돌가루를 입힌 후 먹과 유채, 목탄으로 마무리 작업을 한다.
쇼움갤러리 김수현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우리나라 한지가 현대미술사를 품은 미술애호가들의 가슴에 만개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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