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일상서 발견한 빛과 바람의 숨결, 아트스페이스펄 '아름다운 숨결'전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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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7  |  수정 2023-04-07 07:54  |  발행일 2023-04-07 제14면
전속작가 신준민·박소현 14일까지

'빛꽃' '버티컬 윈도우'시리즈 선봬

[Art&Culture] 일상서 발견한 빛과 바람의 숨결, 아트스페이스펄 아름다운 숨결전
박소현 'Vertical Windows'

아트스페이스펄은 전속작가 2인전 신준민·박소현의 '아름다운 숨결' 전시를 오는 14일까지 선보인다.

신준민은 영남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대구를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박소현은 미국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귀국해 시각예술가로 활동 중이다.

두 작가는 평면작업을 기반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에서 주제·색·공간설치 등을 실험하며 오감으로 느끼는 빛과 바람을 회화적 기법으로 보여준다. 신준민과 박소현은 빛과 바람이 녹아있는 색과 이미지로 풍경을 그린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닮아 있다.

[Art&Culture] 일상서 발견한 빛과 바람의 숨결, 아트스페이스펄 아름다운 숨결전
신준민 '빛꽃'

신준민은 일상에서 발견되는 빛의 형태를 회화적으로 끌어낸다. 그는 최근 풍경화 작업에서 경치를 걷어내고 빛을 남겼다. 빛을 품은 풍경이자 동시에 풍경을 품은 빛 그림이다.

작가는 "빛을 품은 풍경을 찾아 나서며 다양한 빛의 형태를 관찰했다. 자연과 인공의 빛은 직접적 혹은 간접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감각적으로 온몸에 받아들여진다"고 말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빛꽃' 시리즈는 빛이 어떤 사물에 부딪히거나 투과되면서 마치 꽃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인상을 발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의 신작은 광선이 굴절되며 퍼지는 스펙트럼의 화려함보다 빛을 품고 스며드는 잔잔함을 표현한다.

박소현의 초기작업은 생을 영위하기 위해 매일 먹는 음식을 작업의 소재로 삼아 흑백으로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로 글을 쓰듯 한땀 한땀 뜨개질 설치 작업을 했다.

할아버지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휘의 혼란성을 직접 짠 니트에 실로 텍스트를 수놓으며 인생의 마지막 수업과 같은 작업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과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벌어지는 생각의 오차, 편견들을 작업의 주제로 삼았다.

작가는 "사진을 찍고 확대하면 마지막엔 이미지의 최소 단위 픽셀들로 구성되는데 이것을 관찰하며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픽셀을 붓 터치로 대신하며 구아슈로 겹쳐 칠하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미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 전시하는 '버티컬 윈도우' 시리즈는 청소년 시절 베트남에 살면서 보고 느낀 작은 사막 풍경이다.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기며 일상의 순간들이 픽셀처럼 나뉘고 모여서 풍경을 이룬다.

현대미술연구소 김옥렬 대표는 청년작가들과 워크숍을 하면서 "작가의 작품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맥락적 호흡'이다. 저마다의 삶이 예술로 녹아들고 예술이 다시 삶으로 녹아드는 선순환 구조에서 창작이 하나씩 만들어진다. 그것이 결국 작가로서의 성장이고 또 아름다운 숨결"이라고 말했다. (053)651-6958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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