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 국민 25%가 非유대인…'이스라엘 상식'을 깨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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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7  |  수정 2023-04-07 07:36  |  발행일 2023-04-07 제16면
3천년 전통과 민주주의 갈등, 강한 군대·창업의 나라 비결 등

前 주이스라엘 대사가 풀어내는 베일 속 유대사회의 진짜 모습

[신간]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 국민 25%가 非유대인…이스라엘 상식을 깨다
최용환 지음/세종/388쪽/ 2만원

우리에게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이름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탈무드나 유대인의 교육방식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큰 것이 원인이겠지만, 분쟁지역이라는 이미지만 크게 부각되는 측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정작 1948년 건국된 이스라엘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장에서 바라보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때때로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스라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이스라엘의 실제 모습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에서는 유대인이 아닌 국민이 25%나 될 만큼 많다.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 국가 '하티그바'를 따라 부르지 않는 사람마저 있다. 여성도 군대에 가는 징병제 국가이지만 군대에 가지 않는 집단들이 있다. 단일민족으로 간주되는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출신 지역이나 피부색에 따른 구분이 엄연히 존재한다. 나라 전체에서 유대교라는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작동하지만 정작 종교를 바라보는 인식에 있어서는 그룹별로 스펙트럼이 대단히 넓고 다양하다. 심지어 유대인이면서 무신론자도 있다.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만든 이민 국가에서 벌어지는 빈부격차, 성차별, 각종 특혜정책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둘러싼 혼란은 다른 나라들의 사정과 다르지 않다. 유대 정체성의 보존과 민주주의라는 두 개의 핵심가치를 놓고 싸우는 정치적 갈등도 일상화돼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대인의 우수성이나 '히브루타' 교육 등에 대한 인식도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이스라엘이 거둔 성취의 배경에는 'ISRAELI(이스라엘인)'의 특성과 더불어 '후츠파(이스라엘 특유의 도전정신)'라는 모멸적 언어를 긍정적 평가로 반전시킨 전략도 존재한다. 미국은 영혼을 공유하는 동맹국이지만 미국인 중에서도 이스라엘 입국이 거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 유대인과 이스라엘 유대인이 서로를 바라보는 인식에도 간극이 있다. 겨우 70년의 젊은 국가 속에는 3천년의 율법과 전통이 상상을 뛰어넘는 모습으로 오늘도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이스라엘은 오랜 역사와 종교와 정치가 씨줄 날줄로 얽혀 있는 매우 특별한 나라다. 이 책은 이스라엘에 관해 우리가 그동안 몰랐거나 별로 드러나지 않은 이야깃거리들을 7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펼쳐놓고 있다. 그 7가지 키워드는 △시오니즘과 분쟁 △디아스포라와 이민 △유대 국가와 유대 정체성 △작은 나라 강한 군대의 비밀 △창업 정신과 후츠파 △조약 없는 영혼의 동맹 미국 △젊은 나라 속의 오랜 율법이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설명은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보듯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스라엘에서 배울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성지순례나 비즈니스 출장 등 여러 목적으로 짧은 기간 이스라엘 방문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현지에서 놓치기 쉬운 이스라엘의 속내를 미리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 책의 저자 최용환은 대구에서 출생해 경북대 법학과와 미국 워싱턴 아메리칸대 법과대학원(LL.M)을 졸업했다. 공직에 입문해 30년간 해외 분야에서 근무한 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에서 3년간 초빙교수로 학생을 가르쳤다. 2018년부터 현지 대사로 일하면서 바라본 이스라엘의 모습을 객관적 시각에서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신간]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 국민 25%가 非유대인…이스라엘 상식을 깨다
영국의 팔레스타인 위임통치에 관한 내용의 선언문을 읽고 있는 영국 군인. 〈세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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