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내면의 기생충 박멸하는 포식동물'…류시완 '나는 숙주(宿主)다'전(展)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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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9  |  수정 2023-04-18 14:54  |  발행일 2023-04-19 제18면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은 5월5일까지
인간 내면의 기생충 박멸하는 포식동물…류시완 나는 숙주(宿主)다전(展)
류시완 '뛰어내리는 표범'
인간 내면의 기생충 박멸하는 포식동물…류시완 나는 숙주(宿主)다전(展)
류시완 '사자와 얼룩말'
인간 내면의 기생충 박멸하는 포식동물…류시완 나는 숙주(宿主)다전(展)
류시완 '여체위 치타'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은 오는 5월5일까지 류시완 작가 초대전 '나는 숙주(宿主)다'전(展)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류시완은 '의식적(Ritual)'이며 '주술적(Shamanistic)' 의미를 담은 작품 15점 가량을 새로 선보인다. 전시명인 '나는 숙주다'는 인간 내면의 불필요하고 과도한 정신·종교적 기생충들을 박멸하는 구충제로서의 포식동물을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류시완의 기존 작품이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서정적 느낌이었다면, 이번 전시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바뀌었다. 특히 구상 속에 상징성을 강화하면서 매우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러한 상상의 배경에는 미지의 어떤 존재가 우리를 조종할 수 있다는 전제가 짙게 깔려있다. 그것은 신(神)이나 기생충, 혹은 특정 유전자일 수 있으며 죄의식 또는 집단 무의식처럼 학습되고 유전된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숙주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이상 행동을 기생충 감염의 신호로 간주하고, 인간이야말로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인간의 비정상적이고 지나치게 분열적인 정신 현상을 기생충의 조종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반면, 단순하고 감각적 생활에 충실한 포식동물이야말로 오히려 건강할 수 있다는 믿음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류시완의 작품 속에 녹아든 작가만의 철학이 표범, 사자, 치타 등 포식동물의 이미지로 재탄생한 것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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