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광훈 목사 '떼어내기' 안간힘

  • 서민지
  • |
  • 입력 2023-04-19  |  수정 2023-04-19 07:15  |  발행일 2023-04-19 제5면
18일 '이중 당적자' 추정 981명 탈당 권유

당원 아니라 제명 못해 절연 방법 '고심'

전 목사, 예배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
국민의힘, 전광훈 목사 떼어내기 안간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결별을 보류하면서 국민의힘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전 목사가 최근 예배에서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엉뚱한 불똥이 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 목사는 지난 16일 주일 예배에서 "기독교인들이 하늘나라 갈 때, 예쁜 간호사들 말이다. 치마 짧게 입히고 성가대를 만들 것"이라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나 돈 굉장히 좋아한다"며 이동 통신사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자신과 관련된 통신사로 번호 이동할 것을 교인들에게 독려하고, '선교 신용카드' 발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1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전 목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정말 황당하다"며 "결별이라 그래서 준비했더니 당원을 더 많이 모집하겠다고(한다). 결국 우리 당을 장악하겠다는 건데 아직도 잘못된 판단에 결론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전 목사가 저희와 같이 가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 목사를 '스토킹범'에 비유했다. 그는 "전 목사라는 분은 지난 총선 앞두고 본인이 창당한 정당에 아직 몸을 담고 있는 거 아니냐"며 "멀쩡히 가정 있는 유부남이 미혼 여성을 스토킹하는 거다. 그러면서 마치 '나하고 약혼한 사이다' 떠드는 것과 똑같다. 상식 밖이다"라며 당혹스러움을 표시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은 전 목사의 예배 논란에 대해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런 발언들을 정상적인 종교인이 할 수 있는 건가"라며 "만약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정치적으로 매장되지 않겠나. 어찌 보면 정치인보다 10배, 100배는 더 엄밀한 윤리적 잣대가 요구되는 분께서 이런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공연히 얘기하는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런 걸 다 떠나서 제발 우리 당에서 손 좀 떼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손절' 방법이 간단하지 않은 데 있다. 김종혁 전 비대위원은 "절연할 방법이 쉽지 않다. 당원이 아닌데 제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입당 원서 들고 찾아오면 막을 법적 근거도 없고, 사실 쉽지 않다. 아마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윤리위에서 징계를 하는 수준, 지도부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는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전 목사와 어떤 관계도 없다는 제스처를 꾸준히 취하고 있다. 18일엔 전 목사가 입당시킨 것으로 파악된 당원 981명을 상대로 사실상 탈당을 권유했다. 전 목사가 실질적 당수인 자유통일당 당원이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중 당적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