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역전세' 전국 최고인 이유는?

대구 아파트 전경 모습. 영남일보DB

올해 1분기 대구지역 아파트 전세 거래 10건 중 8건 꼴로 가격이 내려 역전세(2년 전보다 가격이 내려간 전세 계약) 현상이 도드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에서 역전세 거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대구는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데다, 공급 물량 과잉 리스크도 높은 만큼 향후 역전세 거래가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부동산R114 조사(12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 아파트 전세 거래 1천102건 중 948건(86%)이 2년 전(2021년 1분기)과 견줘 더 낮은 가격에 계약이 이뤄졌다. 역전세 거래 비율로 치면 86%다.

이번 조사는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2021년 1분기와 2023년 1분기에 동일 단지·동일 면적에서 모두 전세 계약이 있었던 경우에 대해 역전세 여부를 판단한 것이다.
올 1분기 전국 아파트의 평균 역전세 거래 비율은 61%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의 역전세 거래 비율이 86%로 전국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76%), 인천(70%), 부산(69%), 울산(68%), 대전(66%) 등의 순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A아파트 147㎡의 경우, 2021년 1분기에는 8억3천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 1분기에는 동일 면적(동일 층수는 아님)이 4억5천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동일 단지·동일 면적의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무려 3억8천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대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2년6개월 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KB부동산에 확인결과, 지난 3월 대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3천397만원이다. 2020년 9월(2억3천392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대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4월 2억8천14만원으로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지난 3월 대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4월에 비해 16.5%나 하락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크게 낮아지면서, 올핸 입주물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불거지고 있다"며 "대구 주택시장 약세가 올 한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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