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내 마음

  • 곽호순 곽호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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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5  |  수정 2023-04-25 07:38  |  발행일 2023-04-25 제13면
흠 있지만 천금 줘도 바꿀 수 없는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것, 내 마음

[건강칼럼] 내 마음
곽호순<곽호순병원장>

내 것이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것, 나에게는 감추고 싶고 남에게는 쉽게 잘 들키는 것, 어찌 보면 들키고 싶은 의도도 있는 것, 마음먹기에 따라서 천국도 되고 나락도 되는 것, 늘 사랑을 먹고 사는 것 그러나 늘 사랑이 부족한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다 주고 싶은 것, 막상 다 주려고 해도 줄 만한 사람이 없는 것, 어려울수록 단단해지는 것 그러나 사랑 앞에서는 쉽게 녹는 것.

어두운 기억은 잘 꺼내고 싶지 않은 것 그러나 그 어두운 기억 때문에 늘 힘든 것, 때로는 기억도 왜곡되어 있는 것, 아무리 곰곰이 생각을 해 봐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생각나는 것, 좋은 일은 나의 탓이라 여기고 나쁜 일에는 남의 탓을 해 보고 싶은 것.

때로는 열 길 물속보다 더 알기 어려운 것 그러나 때로는 투명한 샘물처럼 속이 훤히 다 보이는 것, 말 안 해도 잘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 남들이 잘 몰라주면 괜히 서운한 것, 충분히 알아줘도 만족되지 않는 것, 아무리 감추어도 쉽게 얼굴 빨개지는 것, 몸이 먼저 아는 것, 가슴 두근대 쉽게 거짓말을 못 하는 것, 양심 때문에 뻔뻔스럽게 굴지 못하는 것.

한 번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것, 벗어나고 싶어도 그럴수록 더 얽매이는 거미줄 같은 것 그러나 벗어나면 보이는 것, 남들은 칭찬하지만 나는 부끄러운 것, 때로는 감추기에 급급한 것, 이것도 저것도 아닐 때가 많은 것, 참을수록 미덕인 것, 그래도 지적받으면 화나는 것, 너무 정확하게 지적을 받으면 이상하게 더 화가 나는 것.

몸은 커가도 아직 그대로인 것, 누군가의 사랑으로 커 왔으나 그 사랑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 어느 시기 이후로는 잘 변하지 않는 것, 이것 만들어지는 데 온 마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것,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

내 속에 다른 내가 또 있다는 것을 알고 매우 당황하게 되는 것, 나의 행동을 나도 잘 모르는 것, 아무 생각 없이 같은 일을 늘 되풀이 하는 것, 작은 변화보다 늘 큰 변화를 기대하는 것 그러나 번번이 좌절하는 것, 달리 마음먹어도 3일을 못 가는 것, 이런 결과 때문에 나도 내가 싫은 것.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 사는 것, 어려운 일은 남들이 좀 해결해 주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것 그러나 그런 일을 절대 없는 것, 그래서 자주 원망하기도 하는 것, 호수처럼 잔잔해 보이지만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쉽게 파문이 이는 것.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좋다고 말은 하지만 그러나 늘 받고 싶은 것, 남들과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것, 그렇게 믿고 싶은 것, 미래보다 과거의 일에 더 영향을 받는 것 그래서 과거가 미래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

남이 한 가지라도 알아주면 열 가지를 내주고 싶은 것, 나를 알아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마냥 행복한 것, 울적할 땐 칭찬도 나쁘게 들리는 것, 비슷한 사람을 보면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은 것,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보면 왠지 싫은 것, 남들과 자꾸 비교해 보게 되는 것, 비교할 때마다 부족한 것 같아 속상한 것,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자주 말 하고 싶은 것 그러나 다른 사람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었던 것.

작은 일이 나중에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는 것, 늘 꿈에 나타나는 것, 혼자 있으면 외로운 것, 때로는 나 자신도 미운 것 그러나 남들이 함부로 대하면 화가 나는 것, 천금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것,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한 모서리 구겨지고 한 귀퉁이 흠이 있어도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것, 바로 내 마음.곽호순<곽호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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