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과 창] 경제의 플라세보 효과와 역경지수

  • 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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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6 06:48  |  수정 2023-04-26 06:54  |  발행일 2023-04-26 제26면
세계 금융·물가불안 등으로
IMF, 韓경제전망 하향 조정
경제는 '심리'가 좌우하므로
높은 AQ·긍정적 마음 갖춰
현명한 정책으로 회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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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작년 2월 세계경제포럼(WEF)은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했다. 경제에서도 믿음이 회복에 강력한 역할을 한다는 플라세보(placebo)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원래 플라세보 효과는 약효가 없는 약일지라도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반면 약효에 대한 불신은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노세보(nocebo)도 있다. 약효를 의심하거나 부작용이 있다고 믿게 되면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거나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이런 이유로 의료계에서는 환자 상태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알려주거나, 약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했다.

지난 11일 IMF는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올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여건은 험난한 회복 과정"이라고 진단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물가 상승 등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전망치를 낮추었다.

여기서 우리는 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경지수란 역경 대처 능력을 측정하는 도구로 1997년 폴 스톨츠 교수의 저서 '역경지수: 장애물을 기회로 바꾸는 것'에서 유래했다. AQ는 한 사람의 삶에서 성공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며 정신력·인내심·환경변화 대응을 예측하는 데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톨츠 교수는 역경에 대처하는 모습을 등산가에 비유하며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힘들거나 장애물을 만나면 그냥 포기하는 사람은 포기자(Quitter) 유형이며, 어려움을 만나면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적당히 안주하는 안주자(Camper) 유형도 있다. 모든 능력과 지혜를 동원하여 기어코 이를 극복하는 정복자(Climber) 유형은 역경에 대한 대처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분류를 기준으로 성공한 기업가들의 역경 대처 능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업의 성공은 단순히 지능지수(IQ)가 높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감성지수(EQ)'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그는 다양한 분석을 통해 역경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자가 성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역경지수는 'CORE'라는 4가지 요소의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네 가지 요소는 관리능력(Control), 책임감(Ownership), 활동영역(Reach), 지속기간(Endurance)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은 최선의 방법으로 역경을 관리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역경을 새로운 도약으로 바꾸는 냉철함(Hardness)을 가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플라세보 효과를 언급한 것은 '경제는 심리'가 좌우하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과 에너지 위기, 공급망 재편이 이루어지는 이 시기에 긍정적 마음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을 '경기 둔화'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때 중요한 것은 역경에 직면해도 경제주체들이 얼마나 냉철함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현명한 정부정책과 경제주체들의 긍정적인 마음이 합쳐져야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가르침을 얻는다.
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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