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수단의 다갈로 장군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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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1  |  수정 2023-05-01 06:55  |  발행일 2023-05-01 제21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수단의 다갈로 장군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수단은 현재 전쟁 중이다. 이 전쟁은 정부군 사령관인 부르한 장군과 신속지원군의 사령관인 다갈로 장군 사이의 전쟁이다. 2000년대 초에 생겨난 이 신속지원군은 7만 내지 10만명의 군대를 보유하는데 이들의 장비나 훈련 상태는 정부군보다 낫다고 한다. 5~20명이 무장하고 떼를 지어 다니며 약탈 등 화적 같은 행동을 한다. 이 조직이 일찍이 독재자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지원하면서 다갈로 장군은 그 대통령의 최측근이 되었지만 2019년 시위 때 부르한 장군과 함께 그를 축출하기에 이른다. 그는 현재 부르한 바로 다음으로 권력 서열 2위다. 이 두 장군은 민간과 권력을 나눠 갖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뒤집고 2021년엔 그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말았다. 올해 들어서는 민간에게의 정권 이양 및 신속지원군 정부군 편입 문제를 두고 두 장군은 심한 갈등을 빚었다.

전쟁이 시작되자 신속지원군은 국제공항과 대사관이 몰려 있는 지역을 장악하고 경찰본부를 점령한 뒤 방송국, 병원, 전문학교 등을 접수했다. 통행을 차단하니 수도 하르툼은 식량, 물, 연료가 부족해 몇십만 명이 국외로 탈출했다. 슈퍼, 빵집, 병원을 털고 빈집을 무단 점거하고 무고한 시민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유혈 충돌로 지금껏 사망자 512명, 부상자 4천200여 명이 발생했다. 이 다갈로 장군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부르한 장군이 전 대통령의 사람을 등용하면서 그 대통령 때의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복원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 자신은 오늘이라도 민간 정부를 세우고 싶고 진정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란다고 했다. 그의 군대가 과거에 시위자를 잔인하게 짓밟은 것은 까맣게 잊은 듯하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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