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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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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사주공학연구소장) |
삶이 고달픈 이유를 명리학에서 찾자면 자기 사주대로 살지 않아서다. 좋은 사주를 갖고 태어나도 그 사주가 가리키는 방향을 벗어난다면 복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동일 사주를 가져도 같은 삶이 잘 없다는 사실만 봐도 자명하다. 경제학 전공자인 내가 명리학에서 느낀 매력 포인트는 사주로 인생 설계도를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주 원리에 맞게 말이다. 명리학에는 팔자의 기운과 모양새라는 것을 통해 명주(命主)가 어떤 형태의 삶을 살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예컨대 비즈니스적 판단이 필요할 때도 사주 분석을 통해 더 높은 확률의 선택지가 모색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인이 생각하는 명리학은 아직 이런 것이 낯설다. 될지 안 될지에 대한 예측, 즉 자기 노력이라는 변수는 고려하지 않고 미래 부귀 판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접근법으로는 특별히 얻을 것이 없다. 순간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은 될지언정 며칠 지나면 원래 제자리에 머물 뿐이다. 미래를 자꾸 길흉으로만 점단(占斷)하기보다는 자기 사주에 담긴 의미나 구조에 맞게 삶을 설계함이 진짜 사주팔자 해석학의 핵심이다.
그래서 다음 회부터는 자칭 '인생 리모델링' 형식의 코너로 진행하고자 한다. 독자분들이 당면해 있는 다양한 고민을 신청해 오면 내 나름의 분석 틀을 활용해서 무엇이 어떻게 꼬여있고 앞으로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지 방향을 제시해 보겠다. 인생이 교착상태에 있을 때 자기 사주에 내재한 방향성과 시사점을 이해한다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최근 한 학부모와의 상담 내용을 통해 어떤 전략이 제시될 수 있는지 소개해 본다. 고2 아들(A)이 공부에 소질이 없어 고등학교 졸업하면 곧장 군대를 다녀오게 하고 이후 기술을 배워 장사로 방향을 잡는 것이 어떨지 그리고 업종에 대해서도 고민하였다. 참고로 명식은 연월일시 순으로 을유(乙酉), 기축(己丑), 기미(己未), 신미(辛未) 사주다. 지면 관계상 일부만 설명해 보겠다.
우선 A군 사주에는 팔자 8개 중 5개가 토(土)로서 오행적 대세를 이루고 있다. 5개의 토를 넓은 땅이라고 본다면 이 사주에 해당하는 관(官), 즉 조직이나 사회생활을 뜻하는 나무(木) 기운이 무성해야 스토리 라인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주엔 드러난 목은 1개에 불과한 데다 태어난 계절마저 겨울인 점을 감안하면 나무와 땅의 조화가 쉽지 않다. 즉 일반적 개념의 직장생활에는 불리하다는 메시지다. 그런데 이런 구조를 무조건 직장생활은 불가하고 개인사업 분야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관을 직장이나 사회생활로 보는 것은 맞지만 직무나 업무스타일에서 자기 사주가 지닌 강점에 맞춰 성실히 생활한다면 오히려 직장생활을 더 잘할 수 있다. 사주 내 일간과 같은 오행 성분을 비견(比肩)과 겁재(劫財) 혹은 총칭해서 비겁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자기중심적 기운을 뜻한다. A군에겐 토가 이에 해당한다. 과도하면 당연히 배타적인 성품을 갖게 된다. 하지만 역으로 강한 기운을 잘 조절, 즉 주변과의 협업이 잘 되도록 노력한다면 대성할 수도 있는 성분이다. 강한 기운을 잘 써야 크게 성공하는 법이다. 사주풀이 시 이런 해석을 잘 다뤄야 한다. 일반적인 명리이론으로 보자면 비겁이 많다는 것을 배우자 관계가 불미하고 재물의 분탈 등 약점 요인으로 인식하는데 그렇게 접근해서는 큰 열매를 얻을 수 없다. 오히려 강한 성분을 흉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순리적으로 활용하는 시각을 가져야 그 사람에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냥 오는 부귀는 없다. 노력의 방향이 중요할 뿐이다.
이런 속성만 캐치해도 설계도는 쉽게 도출된다. A군은 관이 허약해서 직장운이 없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의 친화력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사회에서의 성공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한 거다. 한편 직장보다는 실용기술을 익혀 자기 사업 쪽으로 방향을 설정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A군 사주에는 관보다는 식신(食神), 즉 뭔가를 궁리하고 만들어 내는 기운이 더 강하다. 예컨대, 음식장사라면 주방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이에 해당하는데 마침 사주에 맛을 상징하는 미토(未土) 글자가 두 개나 있어 잘 매칭된다. 미토는 한자로 맛을 의미하는 미(味) 글자와 유사한 결을 갖고 있다. 특히 A군 사주상으로 20대 후반부터 30년 대운의 흐름이 금(金)으로 흐르는데 앞서 언급한 식상이 바로 금의 기운이다. 이는 식상의 운을 잘 써먹을 수 있음을 뜻하고 연령적으로 사회생활 황금기에 해당하므로 관보다는 식상의 활용에 초점을 둬야 함은 자명하다. 두 전략 중에서 선택은 당사자 몫이지만 이런 구도하에서 삶의 전략을 짜면 성공 확률도 높다.
A군 사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일부만을 분석한 것인데, 자신의 숨겨진 강점과 약점 그리고 운에서 찾아오는 기회요인 같은 요소에 기반해 성공 로드맵을 짜보면 어떨까. 이제 독자분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가 보겠다.
사주공학연구소장 logoswater@hanmail.net
"인생 리모델링 질문 받습니다"
▶질문은 e메일(logoswater@hanmail.net)로 의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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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은 익명으로 처리하고 연월일시 대신 60갑자 사주를 사용합니다.
☞필자 이재호는 미국 뉴욕대(NYU)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래에셋증권 상무, 숙명여대 멘토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주공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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