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별 후의 삶…소통·심리상담 전문가의 '아름다운 이별' 가이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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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6  |  수정 2023-05-26 09:39  |  발행일 2023-05-26 제16면
이별, 실수·실패가 아닌 삶의 일부

현명하고 지혜로운 결정까지 안내

두차례 이혼경험 솔직하게 털어놔

30년간 마주한 숱한 상담사례까지

[신간] 이별 후의 삶…소통·심리상담 전문가의 아름다운 이별 가이드
이별은 실수도 실패도 아닌, 그저 삶의 일부일 따름이다. '이별 후의 삶'은 이별과 관련한 결정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수행하도록 격려하는 안내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부부 대다수가 해봤음 직한 고민이다. 분명 문제가 있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지만, 이별에 대한 두려움에 결단을 주저한다. '사는 게 다 그렇지'라고 위안하며 미루거나 무시해 버린다. 하지만 관계의 문제는 외면하고 억누를수록 곪아가며, 나중에는 비극적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발적인 제안을 던진다. 문제를 안고 억지로 살아가기보다는 떨어져서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면서 잠시 휴식기를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시킬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감행할지 고민해 보라는 것이다.

[신간] 이별 후의 삶…소통·심리상담 전문가의 아름다운 이별 가이드
사브리나 폭스 지음/김지유 옮김/율리시즈/456쪽/2만2천원

사랑의 관계에 속해 있는 동안에는 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상대를 거울삼아 나 자신을 보거나 내가 원하는 모습을 투영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 한다. 하지만 관계에서 빠져나오면 비로소 진짜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차라리 관계에서 빠져나와야 자기감정에 솔직할 수 있다. 분노, 두려움, 수치심, 복수심, 애증, 미련 등 상대를 향했던 부정적 감정을 떨쳐버릴 수 있다. 다만 헤어질 결심에는 이후에 뒤따를 온갖 불안을 감내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특히 자녀들이 있다면 바닥까지 내보일 진흙탕 싸움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렇듯 관계의 늪에 빠져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이별의 가능성을 안내한다.

저자는 먼저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두 번의 이혼, 남자친구와의 만남과 이별, 그로 인해 파생된 여러 관계를 서술하고, 이별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들려준다. 이를 바탕으로 30년간의 상담 생활 동안 만났던 숱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이 책은 과거, 현재, 미래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즉 이별 이전, 이별하는 과정, 이별 후의 시간을 살펴보면서 그와 더불어 관계를 시작할 때, 또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왜 그러는지 이유도 들여다본다. 특히 후반부에는 많은 분량을 할애해 부모가 이혼할 때 아이들이 어떤 마음인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이혼이 아이들에게 힘들고 슬프기만 한 과정은 아닐 수도 있다는 지점이다. 누가 원인 제공자인가를 따지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죄인이 된 듯한 심정을 안고 사는 부모로서는 희망적 메시지다.

또 이 책은 저자가 상담한 수많은 사례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별 전후에 벌어지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아우른다. 실제 사례와 질문지를 활용해 독자가 책에 서술된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구성이 특징이다.

부록에는 이혼 관련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실어 각각의 경우에 실용적인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제공한다. 이혼을 앞둔 부부,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부부, 이혼 후 자녀와의 만남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 등을 위한 유익한 정보도 덧붙였다. 이별은 실수도 실패도 아닌 그저 삶의 일부일 따름이지만 그 이별을 어떻게 다룰지는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이 책은 그 결정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수행하도록 격려하는 안내서다.

저자 사브리나 폭스(Sabrina Fox)는 작가이자 심리상담가, 소통전문가, 명상지도자다. 저널리스트로 시작해 독일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했고, 이후 30여 년간 임상최면치료사, 갈등해결코치, 중재자로서 몸과 마음, 영성 간의 연결을 주제로 한 워크숍과 강연,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해오고 있다. 특히 모든 연령대의 여성을 대상으로, 내면의 지혜를 감지하고 직관을 신뢰하는 법, 자기 결정적인 삶을 살기 위한 가이드를 전달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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