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도 이런 기업이]〈주〉씨엘모빌리티, 버스·택시 기능 접목, 빠르고 저렴한 'DRT 교통 서비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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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1 07:32  |  수정 2023-06-01 08:46  |  발행일 2023-06-01 제12면

대구DRT2
〈주>씨엘모빌리티 직원이 대구 수성알파시티에서 시행할 예정인 DRT 서비스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씨엘모빌리티 제공〉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지나갈 순 없을까."

시내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내리거나 탈 승객이 없는데도 정거장에 정차해야 하는 버스, 배차 시각을 지키기 위해 서행하는 버스에 답답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지하철은 빠르고 쾌적하지만, 노선이 한정적이란 불편함이 있다. 택시요금은 자꾸 비싸진다. 대구는 올해 1월 중순부터 중형택시 기준 기본(2㎞)요금이 4천원으로 올랐다. 거리 요금과 시간 요금도 소폭 상승해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

대구 동대구 벤처밸리의 벤처센터빌딩 꼭대기 층에 입주한 <주>씨엘모빌리티는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놨다. 택시와 버스 사이를 파고들어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요 응답형 이동수단(DRT)'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 소프트웨어 분야를 선도하는 이 업체는 대구를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의 테스트베드로 삼아 글로벌시장으로 뻗어 나가려 한다.

통합모빌리티 센터 구축, 운행 관제
AI·빅데이터 분석…최적 차량 배치
수성알파시티 출·퇴근 시간대 투입

'대구형 MaaS 플랫폼' 사업에 진입
자율주행차 연계, 서비스 기능 확대


◆셔틀버스 운영으로 다진 AI·빅데이터 기술, DRT 서비스로 진화

씨엘모빌리티는 기업 태생부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염두에 뒀다.

2012년 설립됐고 이듬해 셔틀버스 특화 차량 IoT(사물인터넷)·LBS(위치기반서비스) 솔루션인 '헬로버스'를 론칭했다. 셔틀버스는 보통 배차가 한정적이고, 일정하지 않은 정거장 간격, 잦은 노선 변경 등 불편이 적잖다. 씨엘모빌리티는 시내버스보다는 개인에 맞추고, 택시보다는 대중화한 헬로버스로 대응했다.

2017년엔 현대차 그룹 통근버스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 셔틀버스 IoT 서비스를 강화했다. LG·대한항공 등 354개 기업·기관(누적 52만여 명)이 이용하면서 106억6천만건의 데이터를 구축했다.

'부르면 오는' DRT 서비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 '시간과 비용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운행하는 운송 수단이 됐다. DRT 서비스를 토대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DRT 서비스는 '동적 라우팅·배치' 및 '수요 예측·재배치' 기술을 활용한다. 이용자가 실시간 차량을 호출하면 자체 개발한 엔진을 거쳐 최적 차량이 배차된다. 이 차량은 교통 정보와 탑승자 정보 등을 통합 처리해 이동 경로를 재설정한다. 이때 빅데이터 분석과 탑승 수요예측, 데이터 응답 기술을 씨엘모빌리티 AI 알고리즘에 연동한다.

효율적 운영을 위해 통합 모빌리티 오퍼레이션 센터(IMOC)를 구축해 차량 운행을 관제하고 있다. 규제 특례를 확보해 대상 지역 제한 없이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 으로 전국의 지자체들로부터 쉼 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19년 현대차 컨소시엄에 참여해 국토교통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을 따내 인천 영종국제도시에서 'I-MOD'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본 사업까지 수행하면서 3년간 차량 20대를 운영, 회원 5만7천여 명과 이용객 41만7천여 명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았다.

DRT 서비스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기 위해 부단히 애도 썼다. 2021년엔 강원도 강릉시에서 관광지를 이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천에선 통학 버스, 경북 군위에선 생활권 이동을 가능케 하는 사업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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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엘모빌리티 통합모빌리티운영센터 관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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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씨엘모빌리티 대구본사 직원들이 업무 중인 모습. <씨엘모빌리티 제공>

◆'미래 모빌리티' 대구형 MaaS 플랫폼

씨엘모빌리티는 이달 중 대구 수성알파시티에서 '민간 주도형 미래 모빌리티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에선 처음 진행하는 사업이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과 수성구청, 수성알파시티 입주기업협의회, DGB유페이가 동참한다. 익히 기술력은 인정받았다. 2019년 '대구 프리스타기업'에 선정됐다. 지난해엔 대구 스타기업 100에 선정, 대구 중소기업대상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씨엘모빌리티는 16인승 승합차 2대를 출퇴근 시간에 투입, 셔틀버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성알파시티 방문객은 오전 8~10시, 오후 6~8시 등 총 4시간 동안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본 사업에서는 1천25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인데 지하철, 버스와 환승도 가능하다. 오전 10시~오후 5시엔 수성알파시티 내 운행 중인 자율주행 차량과 연계하거나 출퇴근용 승합차를 확장 운행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 하반기(10월 예정)엔 동구 신서혁신도시 의료R&D 지구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지하철 1호선 율하역· 2호선 연호역과 연계해 출퇴근 시간 수요응답형 통근 체계를 구축한다. 지구 내 다수 업체의 편의를 위해 대형버스 4대를 출퇴근 시간에 맞춰 운영하고, 업무시간엔 승합차 2대를 추가 투입한다.

씨엘모빌리티가 이처럼 다양한 실증사업을 진행하려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대구시·대구교통공사와 협력해 연내에 '대구형 MaaS 플랫폼 시범사업' 참여를 정조준하고 있어서다. MaaS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해 상호연결성·편의성·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다. 씨엘모빌리티는 다양한 실증사업을 토대로 대구형 MaaS 플랫폼 시범사업에 진입하려고 한다.

씨엘모빌리티는 수성알파시티에 DRT를 비롯한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 거점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자율주행차와 연계한 서비스도 도입한다. 대구의 미래형 자동차 육성을 위해 자율주행차 사업화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무열 씨엘모빌리티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DRT는 여럿이 한 차량을 함께 이용하는 공유형이다.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실시간 배차, 경로 조정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며 "관광, 대중교통 연계, 교통 복지 등 다양한 필요를 충족해 시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해 계속 전진하겠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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