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끝은 또 다른 시작 (4) 인생 2막 ① 내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도전이 열어준 인생 2막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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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6 07:17  |  수정 2023-06-16 07:28  |  발행일 2023-06-16 제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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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와 되돌아보니 인간의 삶이란 우주적 견지에서 보면 눈 한번 깜박이는 것보다 짧아도 그 자체로 보면 놀랍도록 넉넉해 서로 대립되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고요함과 소란스러움, 비탄과 행복, 냉담함과 따스함, 거머쥠과 베풂이 모두 담길 수 있다."

책 '어떻게 늙을까'에 나온 문구다. 책의 저자는 1917년 영국에서 태어나 오랜 시간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은퇴한 다이애나 애실. 그가 90세의 나이에 쓴 이 책에서는 젊음과 나이 듦, 노년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솔직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펼쳐진다.

거의 100년을 살아온 저자가 삶에 대해 정의한 부분이 인상 깊다. 그의 말처럼 우리 삶의 시간은 어찌 보면 눈 한번 깜박이는 것처럼 짧고, 또 어찌 보면 놀랍도록 길다. 넓은 세상에서 우리의 존재감은 겨우 이름 세 글자 정도로 작고 미약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은 단순하게 일반화하기 힘든 것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많은 것들이 담길 수 있기에.

'79세 김구웅씨'는 단순히 보면 팔순을 바라보는 한 명의 어르신이다. 그런데 깊이 들여다보면 그는 60세 가까운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 수많은 도전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자신을 다스려온 멋진 러너(runner)다. 여러 차례 출발선과 결승선에 서 본 김씨는 "마라톤에서는 남을 의식하기보다 내 페이스대로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생은 너무 짧지만, 또 매우 길기도 해서 우리는 인생의 중간중간에 '결말'을 맞이해야 할 때가 있다.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이 끝나는 것처럼 생애주기에 따른 결말일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일상에 잠시 결말이 찾아올 수도 있다. 첫 직장, 첫 직업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도, 가족 등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도 어떤 부분의 결말인 것이다.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익숙한 것과의 헤어짐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동반한다.

그러나 인생을 오래 경험한 이들은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다고 말한다. 오랜 '노동'에 지쳤다면 '쉼'을, 오랜 '쉼'에 지쳤다면 '노동'을,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다면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인생의 새 역사를 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페이스대로 살 수 있는 삶'… 그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100세 시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생 2막, 3막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응원도 더욱 중요한 일이 됐다. 은퇴 후에도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시선은 양면적이지만,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선 고령층이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가 '일하는 즐거움'(조사 대상의 34.7%)에 있다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

위클리 기획 '끝은 또 다른 시작' 네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인생 2막'이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통해 일상의 활기를 찾은 대구시민들을 만나봤다. 그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내 인생의 출발선과 결승선은 내가 정하는 것'이라고.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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