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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을 노골적으로 비난해 논란을 빚고 있는 싱하이밍 주한중국 대사와 자리를 함께 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대사에게 우리나라 국내 정치에 관여하라고 멍석을 깔아준 행동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결정적 실책"이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인이고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냐. 중국 공산당 한국 지부장인지 제1야당 대표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쏘아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외국의 대사가 주재국의 야당 대표를 불러내 놓고 언론매체 앞에서 주재국 정부에 대해서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주재국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강대식 최고위원도 "그동안 스트롱맨으로 국회에서 힘 자랑해 왔던 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비굴한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를 비난하면서도 정부의 외교 노선 재정비를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 요즘 온라인상 별명이 뭘 줄 아시나. '리짜이밍'이라고 부른다"며 "마치 한국-중국 축구 하는데 한국을 응원하지 않고 중국을 응원했다는 거다. 이 대표가 마치 중국 하수인인 것처럼 행태를 보인 것은 굉장한 수치"라고 주장했다. 또 "근본적인 상대는 대사가 아니라 중국 정부"라며 "이번 기회에 숨 고르기를 하고 대중국 외교 전략에 대해 정부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허은아 의원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외교라는 게 사실 흑백이 아니지 않나. 기본적으로 친구도 될 수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친구로 지내는 게 좋다. 이번에 중국 대화에서 그렇다고 해서 서로 관계를 틀어 버리게 되면 그 또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정부의 신중한 대처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CBS라디오에서 '저런 장문의 입장문 낭독이 있을 거라는 걸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자 "몰랐을 것 같다. 외교 관계라는 게 보통 돌려서 애매하게 얘기하지 본인의 입장문을 읽는 건 또 처음 봤다"며 "이 대표 입장에서는 후쿠시마 문제를 같이 얘기하고 중국과의 관계가 삐그덕거리니까 그래도 물 밑에서라도 좀 대화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간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지금 집권 여당이 중국과의 문제를 다 이재명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해 계속 언급을 했고, 중국이 굉장히 반발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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