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영웅 미 워커 장군 흉상, 경북 칠곡에 들어선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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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5 10:31  |  수정 2023-06-15 10:56  |  발행일 2023-06-16 제2면
중3 소년들의 이색 민원이 불러 일으킨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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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오른쪽) 칠곡군수와 김동준 군이 지난 14일 워커 장군 흉상 모금을 알리기 위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중학생들이 자치단체에 내민 이색 민원(영남일보 6월9일자 2면 보도)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로 6·25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미 워커 장군의 흉상이 건립된다.

경북 칠곡군은 6·25전쟁 당시 국토의 90%가 북한군에 점령당한 상황에서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대한민국을 구한 미 8군 사령관 '월턴 해리스 워커'(1889~1950) 장군의 흉상을 건립한다고 15일 밝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난 14일 군청에서 칠곡군 한미친선위원회(회장 이삼환)를 비롯해 황보활 장곡중 교장과 간담회를 갖고, 워커 장군 흉상을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설치하기로 뜻을 모았다. 칠곡 장곡중 3학년 김동준 군과 학교 친구들이 워커 장군을 또래 친구들에게 알려달라며 제기한 민원에 대한 화답이다.

김 군은 과제물을 수행하기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검색하다 워커 장군의 사연을 접하고 난 후 그의 활약상을 널리 알리기로 마음 먹었다. 친구들과 학원 수업이 끝난 늦은 시간 모여 김재욱 군수에게 보낼 장문의 글을 작성하고 워커 장군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소식이 알려진 후 2023년 미스코리아 경북 진·선·미도 "워커 장군을 기억하겠다"는 현수막을 들고 응원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흉상 건립은 군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모금 운동을 통해 진행된다. 워커 장군의 헌신을 기리고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시몬 한미친선위원회 사무국장은 "경북도 승인을 받은 후 계좌를 개설하고 내달 23일까지 흉상 제작을 위한 기금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7월 말로 예정된 제막식은 학생들이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사회를 보며 각종 추모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김동준 군은 "워커 장군의 업적은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내용이지만 자라나는 우리 미래 세대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 일"이라며 "우리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신 칠곡군수님과 한미친선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재욱 군수는 "흉상 제작에 의미를 더하기 위해 예산이 아닌 모금을 택했다"며 "십시일반 많은 분의 동참으로 워커 장군 흉상이 건립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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