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장,국회의원,시의장,도의원,시의원이 시골 작목반 창고에 모인 이유는...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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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5 13:39  |  수정 2023-07-17 07:41  |  발행일 2023-07-15
폐기물재활용업체 저지 나선 경산 자인면 신관리 주민들
'청정마을 선포식 도랑품은 청정 자인 만들기'발대식 가져
고죽1리·신도리·읍천리 주민과 공동진행····150여명 참석
조현일 시장·윤두현 의원, 주민 지지하며 지원 약속
신관리2
15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 신관리 작목반 창고에서 조현일(가운데)경산시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정마을 선포식 및 도랑품은 청정 자인 만들기 발대식'이 열렸다.
신관리1
15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 신관리 작목반 창고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정마을 선포식 및 도랑품은 청정 자인 만들기 발대식'이 열렸다.

장맛비가 잠시 멈춘 15일 오전 경북 경산시 자인면의 한 시골마을. 창고에 마련된 행사장에 마을주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거나, 트럭을 타고 몇 명씩 이곳에 도착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행사장에는 150여명이 북적였다.


마을에 폐기물재활용업체가 들어서려고 하자 지난해 8월부터 저지에 나선 자인면 신관리 주민들이 이날 '청정마을 선포식 및 도랑품은 청정 자인 만들기 발대식'을 가졌다.

10년전 대구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한 마을 주민은 "이 마을에 온 이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은 것은 처음 본다"며 "산 좋고 물 좋고 공기까지 좋아서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런 청정지역에 폐기물재활용업체가 들어온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신관리 작목반 창고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조현일 경산시장, 윤두현 국회의원, 박순득 경산시의회 의장, 이철식 경북도의원, 박미옥·김인수 경산시의원 등도 참석해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조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청정지역에 환경오염업체가 들어온다며 주민들이 많이 걱정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법으로 싸우면 법으로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자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어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오늘 축사를 뭘하지'라고 물어보면 알려주는 앱도 있다. 경산에 환경업체가 아니라 공해없는 ICT기업이 들어올 때는 환영해달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신관리뿐만 아니라, 고죽1리·신도리·읍천리 등 4개 마을에서 참여했다.

윤 의원도 "주민들은 너무 걱정마시고 깨끗한 환경을 지키는 역할을 하면 중앙정치에서도 반드시 주민들이 이기도록 돕겠다"고 말한 뒤 "경산이 환경을 잘 지켜야하는 것은 농사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산이 한 단계 높아지려면 물류비용 없는 첨단 ICT 업종이 들어와야하고, 그럴려면 주거·교육·문화환경과 함께 깨끗한 환경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4개 마을 이장과 자인면장은 "중촌천을 따라 산 곱고 물 맑은 4개 마을은 아름다운 삶의 터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청정마을로 거듭나겠다"며 청정마을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진 '도랑 품은 청정마을 자인 만들기 발대식'에서 이강순 (사)환경보전실천연합 중앙회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 2023년 사업에 영남지역 20여개 마을이 선정됐는데 경산에서 신관·읍천·신도리 3개 마을이 포함되는 성과를 이뤘다. 마을주민과 함께 물길 정비·정화활동 등을 펼쳐 옛 시골마을의 깨끗한 도랑 모습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관리 마을회관과 가까운 산 아래에 들어서려는 폐기물 재활용 업체는 지난 2021년 12월 폐합성수지류·폐목재류·폐섬유류 등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경산시에 접수후 7일만에 사업계획 적합 통보를 받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주민들은 지난해 8월 폐기물업체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적극적으로 저지에 나섰다. 이후 집회와 면담을 통해 조현일 시장의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폐기물재활용업체는 현재 시설 증축 공사 허가변경 신청에서 행정적 절차가 멈춘 상태다.
한편, 경산시의회는 지난해 12월 자원순환 관련 시설 등의 개발행위허가 기준 조례를 개정해 10호 이상의 주거밀집지역 경계로부터 직선 거리 700m이내 등에는 허가를 못내주도록 했다.

글·사진=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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