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길 한가운데에 펜스 설치, 경산시 갑제동에 무슨일이...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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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0 15:28  |  수정 2023-07-21 07:59  |  발행일 2023-07-21 제9면
주민들 "통행 어렵고, 어르신 주간보호차량도 못들어와"
땅 주인 "논으로 원상복구 시에서 거절...이젠 절차대로"
펜스 설치과정 주민과 작업인부 등 폭행 놓고도 '갈등'
경산시 "보상가 너무 차이...도시계획도로로 강제 수용"
갑제동
경북 경산시 갑제동의 한 마을길 가운데에 펜스가 설치돼 주민들이 통행불편을 호소하며 펜스를 설치한 땅주인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골 마을길 한가운데에 펜스가 설치돼 주민들이 통행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땅 주인은 경산시에 논으로 원상복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펜스를 설치하고 재산권 행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20일 찾아간 경북 경산시 갑제동 감못 인근의 한 마을. 마을 안쪽의 도로 가운데를 따라 펜스가 50~60m정도 이어져 있었다. 차량은 펜스가 설치된 구간 중 일부만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마을 주민은 "마을길을 이렇게 막아서 통행이 어렵다. 펜스가 설치되기 전에는 길 안쪽 집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모시러 주간보호차량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거기까지 차량이 못들어가서 주간보호 직원들이 길 입구에서 어르신을 모시러 걸어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펜스는 지난 7월초에 설치됐는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아내가 작업인부로부터 폭행을 당해 경찰에 고소하고 조사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이 땅 주인 A씨는 지난 2018년 경매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했다.

A씨는 땅을 취득 후 지난 5년간 경산시에 당초 지목인 '논'으로 원상복구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산시가 원상복구를 해주지 않아 최근 경계측량을 마치고 펜스를 설치했다.

A씨는 "경매로 논 2필지(1천349㎡)를 취득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1필지(349㎡)를 논으로 복구시켜달라고 경산시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질 않았다. 재산권을 행사도 못하는 상황에서 세금은 꼬박꼬박 냈다"며 "이제부터는 하나하나씩 절차를 밟아가며 논으로 원상복구해 농사를 짓겠다"고 밝혔다.
또 "펜스 설치 당시 폭행을 당한 것은 오히려 우리측이다. 설치업체 대표·인부와 함께 폭행혐의로 조만간 맞고소 예정이다. 그리고 펜스설치 지지대를 절단한 것에 대해서도 재물손괴죄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됐다가 지난 2020년 법이 바뀌면서 실효됐다. 땅 주인과 보상협의도 했지만 금액차이가 너무 컸다"며 "도시계획도로로 다시 지정해 강제수용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글·사진=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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