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20주년 기념공연에 관장은 '휴가'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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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2  |  수정 2023-08-21 18:38  |  발행일 2023-08-22 제2면
행사총괄 손놓고 개인적으로 맡은 공연 위해 해외로

지역 문화계, "개인 업무 우선시, 지역 예술인 무시"

정갑균 관장 "휴가 내 문제 없지만, 내 불찰이기도"
정갑균_사진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영남일보 DB>
공연포스터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연출을 맡은 해외 공연 포스터.<불가리아 공연장 SNS 캡쳐>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이 오페라하우스 개관 20주년 기념공연이 열리는 시기에 사적인 업무를 위해 휴가를 내고 해외로 나가 구설수에 올랐다.


행사를 총괄해야 하는 관장이 책임감 없이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관장은 최근 유럽 출장을 마친 후 귀국하지 않고 불가리아에 머물렀다. 개인적으로 연출을 맡은 해외공연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정 관장이 연출한 작품은 불가리아의 한 공연장에서 지난 4~6일 무대에 올랐다. 그가 자리를 비운 5일은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20주년 기념 공연이 열렸다.


불가리아의 공연장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지만, 해당 공연 포스터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이름은 올라와 있지 않다. 교류사업 일환은 아닌 것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개인적인 업무을 위해 해외 공연 연출을 맡고,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데도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에는 지역 예술인들이 많이 출연했다. 본인이 총괄하는 공연장의 의미 있는 행사임에도 개인적인 일을 우선시해 자리를 비운 것은 지역 예술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관장은 휴가를 내고 간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관장은 "앞으로 우리 공연장이 나아갈 방향에서 유럽의 공연장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다만 한편으로 (부적절하다는) 그런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내 불찰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유럽에서 연출한 작품에 대해선 "이미 국내와 유럽에서 수십 년 전부터 내가 연출했던 작품이다. 이번에도 해당 해외 공연장에서 연출해달라고 의뢰가 온 것으로, 공연 마지막 점검만 하러갔다"고 밝혔다. 또 "연출료는 받지 않았다. 비행기표, 숙소비는 해당 공연장에서 부담했고, 우리 공연장 예산을 쓴 것이 아니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을 것 같아 앞서 있었던 다른 유럽 국가에서의 출장이 끝나고, 불가리아에 도착한 후부터는 휴가를 썼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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