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전체가 끈적끈적…대구 도심 '탕후루 경계령'

  • 이승엽,박영민,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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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19:30  |  수정 2023-08-29 07:20  |  발행일 2023-08-29
탕후루 선풍적 인기에 관련 민원 급증
꼬치·종이컵 길거리 투척 심각…도시미관 저해
환경공무직 "뾰족한 꼬챙이 위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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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가 인기를 끌면서 대구 중구 동성로를 지나는 시민들이 탕후루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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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중국식 간식인 탕후루를 먹으면서 걷고 있다. 탕후루를 다 먹은 뒤 나무 꼬치나 설탕 시럽이 든 종이컵을 함부로 버리는 탓에 벌레가 들끓고, 길 바닥이 끈적거리는 등 도심 거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지난 27일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탕후루' 가게 앞. 주변 길바닥엔 탕후루 꼬치와 종이컵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버려진 종이컵 안에는 끈적한 설탕 시럽이 가득했고 주변에는 개미를 비롯한 각종 벌레가 득실거렸다. 손님이 흘리고 간 탕후루와 종이컵 탓에 이 일대 바닥은 걸을 때마다 '쩍쩍' 소리가 날 정도로 끈적거렸다.


이은호(30)씨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신발에 달라붙는 끈적한 느낌이 너무 싫다. 악취는 물론 날파리까지 달려들어 불쾌한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과자 탕후루로 인해 대구 도심 일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탕후루를 꽂은 꼬챙이와 종이컵 등이 길거리에 마구 버려지면서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악취까지 풍기고 있어서다.


탕후루는 과일을 꼬챙이에 꽂고 설탕 시럽을 입힌 중국 간식이다.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페이스북 등 SNS에서 탕후루 언급량은 6만3천여건에 달했다. 동성로에 100m 남짓 간격으로 들어선 탕후루 가게 2곳도 모두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열풍 이면에 주변의 고충은 커지고 있다. 탕후루 가게 대다수는 '테이크 아웃' 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간편하게 탕후루를 먹은 소비자는 주변 화단이나 골목 구석진 곳에 꼬챙이를 다트 던지듯 버리거나, 내놓은 쓰레기봉투에 꽂아놓고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로 인해 탕후루 가게 옆을 지나는 행인은 물론, 주변 다른 점포도 큰 불편을 호소한다.
악취와 벌레 문제도 심각하다. 설탕 시럽을 굳힌 음식인 만큼, 여름철 야외에서 먹다 보면 설탕 시럽이 녹아 흐르기 일쑤다. 이로 인해 가게 주변은 즐 탕후루에서 떨어진 설탕 시럽으로 범벅이 된다. 설탕 시럽 냄새를 맡은 개미, 날파리 등이 몰려들면서 일대는 난장판이 된다.


환경 공무직에게도 탕후루는 '공공의 적'이다. 끈적한 바닥을 청소하는 게 여간 힘들 뿐 아니라 쓰레기봉투 사이로 삐져나온 꼬챙이들이 미화원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어서다. 동성로 일대에 배치된 가로전용 쓰레기봉투는 미화원 보호를 위해 제법 두껍지만, 탕후루 꼬치에는 무용지물이다.


환경 공무직 신태동(68)씨는 "쓰레기봉투를 버릴 때 손으로 눌러서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탕후루 꼬챙이에 손을 찔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중구는 소속 환경 공무직에 '안전장갑'을 제공하기로 했다. 뾰족한 탕후루 꼬치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중구 관계자는 "바닥 끈적거림의 경우 내달부터 살수차를 동원해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할 예정"이라며 "탕후루로 인한 여러 문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무엇보다 쓰레기 문제는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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