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문화예술단체 '이인성 아르스 공간조성 사업' 중단 촉구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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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6  |  수정 2023-09-05 16:54  |  발행일 2023-09-06 제18면
디카, 로컬포스트 등 8개 단체 반대 성명 발표
"식민지 시대에 순응하며 개인 영달 추구한 예술가
막대한 예산 들여 기념 사업해야 하는지 의문"
일부 지역 문화예술단체 이인성 아르스 공간조성 사업 중단 촉구
'이인성 아르스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인 대구 중구 약령시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전경.<중구청 제공>

일부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대구 중구가 추진 중인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사업'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극단도도연극과교육연구소, 극단함세상,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디카(대구현대미술연구소), 로컬포스트, 온아트, 독립언론표출지대, 현대사상연구소 등 8개 지역 문화예술단체는 5일 "일제 식민주의에 순응한 미술가로 평가받는 이인성 기념사업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며 사업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당 단체들은 이날 "일제 식민체제에 순응하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예술 세계를 펼친 지역 미술가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왜 예산을 들여 식민주의 미술가를 기념하는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구는 이인성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다양한 근대미술가를 발굴 전시해 균형 있는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인성은 조선총독부가 문화정치의 일환으로 추진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독보적인 14회 연속 참여했고, 총독부상을 포함한 다수 수상 경력으로 '천재 화가'라는 명성을 쌓은 만큼, 식민지 현실의 모순을 외면하고 일제 식민체제에 순응한 미술가"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 단체들은 "중구는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다양한 경향과 양식의 근대미술가들에 대한 시민 및 관련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과 평가를 수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근대미술가의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미술 문화 정책을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구가 추진 중인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사업'은 지난해 타당성 부족 등으로 사업비 35억 원을 전액 삭감당하면서 중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기존 총 사업비(35억 원)를 27억 원으로 줄이고, 대구시 상반기 특별조정교부금 15억 원을 확보해 재도전한 끝에 의회 문턱을 넘었다. 이인성 아르스 공간은 에코한방웰빙체험관을 리모델링해 조성할 예정으로, 오는 10월부터 설계용역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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