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고속도로 휴게소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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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1  |  수정 2023-09-11 06:54  |  발행일 2023-09-11 제23면

‘이탈리아 베네치아 화장실 사용료 1.5유로(2천원). 베네치아 산마르코 화장실은 2유로…’

유럽 여행에서 경험하는 화장실은 상상을 초월한 이상한 공간이었다. 고속도로는 물론 웬만한 유명 관광지 화장실은 모두 돈을 내야 사용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유료 화장실이었다. 현지 가이드가 여행 출발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자주 주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가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 첫째는 무료 화장실이다. 여기에다 식수대, 쓰레기통, 흡연 부스, 와이파이, 고객정보센터, 수유실, 화물차 운전기사가 이용하는 샤워·세탁·수면실을 포함한 무료 이용 시설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국내 휴게소는 맛집 뺨칠 정도의 다양한 음식과 레저 시설을 갖춰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행 중에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가 아니라 아름다운 먹·볼거리가 넘치는 휴게소 투어 여행도 생겨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특한 구조의 외관과 미술관 못지않은 화려한 실내 장식의 휴게소, 수목원이나 휴양림으로 착각할 정도의 느낌을 주는 자연 휴게소, 야생화 테마공원과 원두막 음식 배달 서비스 휴게소,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을 연상시키는 1960~70년대 복고풍 분위기의 휴게소, 지하 1~지상 3층 대규모 건물에 다양한 놀이 시설과 쇼핑 시설을 갖춘 휴게소, 휴게소 내부에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바다 전망대 휴게소도 등장했다. 그곳만의 특화된 음식에다 깨끗한 화장실과 각종 편의시설을 무료로 사용하는 대한민국 고속도로 휴게소는 세계 최고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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