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2차 공공기관 이전, 1차의 과오 되풀이 말아야

  •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아이건강하게키우기'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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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8  |  수정 2023-09-18 07:03  |  발행일 2023-09-18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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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신서혁신도시에 살고 있는 필자가 이따금 식당가 타임스퀘어를 방문해보면, 예년 같지 않음을 느낀다.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다음, 정체 내지 퇴보상태에 있는 게 눈에 띈다. 혁신도시도 제자리걸음을 한 채 발전은커녕, 발전의 계기가 될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당초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기업(産)·대학(學)·연구소(硏)·지방자치단체(官)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혁신여건과 수준 높은 주거·교육·문화 등의 정주 환경을 갖춘 미래형 도시를 기대했지만, 현실에서는 '나 홀로 혁신도시' '제구실 못하는 혁신도시' '주말에는 유령도시'라는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새로운 모멘텀으로 기대했던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연기됐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시대위원회가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고 유치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미뤘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난제는 집권 초기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약발이 떨어진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성적이 저조하다면, 자칫 동력을 잃어버릴 우려마저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고 한계가 뚜렷했다. 한국가스공사를 사례로 살펴보자. 가스공사는 총자산의 규모가 40조원을 넘는 초대형 공기업으로 한국전력공사 다음으로 크다. 주로 해외의 천연가스 생산지로부터 LNG를 도입하여 국내의 도시가스사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2014년 9월 본사를 혁신도시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대구에서 규모로는 1위를 다투고 있을지라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100위권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지역경제와의 연계성이 낮다.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가스공사의 지역발전에 대한 기여, 지역경제와의 협력 등이 부족하다고 압박해 왔다. 그 때문인지 가스공사가 2021년 6월 전자랜드 농구단을 인수해 그해 9월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페가수스 프로농구단을 출범시켰다. 최근엔 대구시와 'K-R&D캠퍼스'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당초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과 기대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1차 공공이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산업, 지역금융, 지역경제 등 지역과 밀접하게 연계된 공공기관의 이전이어야 한다. 신서혁신도시 주변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구개발특구(의료R&D)도 있고, 대구시는 의료산업 외에도 로봇산업, 비메모리반도체, ABB(AI, Big data, Blockchain), 도심항공교통(UAM) 등 5대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역산업 특성에 맞는 공공기관,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매칭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7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방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한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했고, 지방분권법과 국가균형발전법을 통합한 '지방분권균형발전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지방시대위원회의 핵심 정책인 '기회발전특구'가 내년에 광역자치단체별로 1곳이 지정될 예정인데, 특구에는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세금 감면과 규제 특례,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기회발전특구를 연계한다면, 특히 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기업을 유치한다면,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혁신도시에 새로운 바람을 기대한다.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아이건강하게키우기'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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