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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춘모 'From Line 2602' |
남춘모 작가 초대전 'From Lines'이 오는 12월14일까지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에서 열린다.
이번 초대전은 단색화 다음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남 작가가 오랜 기간 인당뮤지엄에 발걸음 하면서 탐구해낸 인당만이 가진 공간의 특수성을 적극 활용한 전시다. 대형로비와 5개의 전시실에서 새로운 방식의 대형 설치작품을 포함해 드로잉, 조각, 회화 등 81점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 'From Lines'은 남 작가가 20년간 경북 청도의 폐교를 작업실로 사용할 때부터 구상하던 작품이다. 땅에 합성수지를 발라 굳힌 후, 땅을 캐스팅하듯 떼어낸 뒤 색을 더했다.
남 작가는 "20대에 미래의 불확실성을 고민했다면, 작가로 40년을 산 지금은 스스로에게 '나는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이 같은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대지와 땅에서 찾아냈다"고 말했다.
남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작가는 고향 경북 영양에서 농사를 짓던 아버지를 도와 함께 돌을 걸러내고 잡초를 뽑던 산비탈의 고랑에서 영감을 받았다. 자연에서 찾은 선들에서 장식을 제외하고 군더더기를 덜어낸 후의 간결한 선들을 캔버스로 옮겼다. 땅을 캐스팅한 작품 'From Lines'은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고랑이 일궈지기 전의 땅, 작가가 지금 살고 있는 지구 행성, 더 나아가 우주 행성 본래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초대전에서 눈여겨 볼 또 다른 작품은 'Beam'이다. 기존에 캔버스를 채우던 'ㄷ'모듈에서 더 넓어진 폭과 연장된 길이로 25m가 넘는 긴 벽을 채웠다. 벽면에 설치된 35개의 모듈을 통해 광활한 대지의 시원스러운 기운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Spring-Beam'은 입체의 선들을 겹쳐 만든 격자무늬 설치작품으로, 우리 한국 가옥의 전통 문살을 연상시킨다. 광목천에 합성수지를 발라 작업한 작품은 빛이 우리 전통 창호지를 통해 내부로 들어올 때만이 느낄 수 있는 따듯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매주 일요일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 인당뮤지엄 홈페이지(museum.dhc.ac.kr) 통한 사전예약과 현장접수 통해 관람할 수 있다. (053)320-1855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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