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與, 文 '진보가 안보·경제월등' 발언에 발끈…"굴종적 한산함, 평화 아냐"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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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1  |  수정 2023-09-20 14:51  |  발행일 2023-09-21 제4면
대통령실·與, 文 진보가 안보·경제월등 발언에 발끈…굴종적 한산함, 평화 아냐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여권이 2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진보 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다'는 발언에 대해 발끈했다.


문 전 대통령이 전날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안보는 보수 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반박을 이어나간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 뉴욕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굴종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한산한 평화로운 상황이 평화는 아니다. 압도적으로 힘에 의해서 우리가 상대방의 기만과 의지에 관계없이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때 서해교전에서 우리가 싸워 이긴 장병들을 옷을 벗기고 퇴진을 시키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고, 노무현 정부 때 제1차 핵실험이 발생했고, 문재인 정부 때 평화롭게 아무런 침범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핵과 미사일이 가속화됐다"고 꼬집었다. 이는 전날 문 전 대통령이 전임 정부를 비롯해 진보 정권에서 안보와 경제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우파라든지 보수라는 용어를 쓸 필요 없이, 그냥 객관적으로 국민들이 느끼기에 어떤 것이 믿음직스러운 평화고 진정으로 활력있는 평화인가"라며 "그대로 있는 수치를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보여주는 경제냐 거기에서 판단 기준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맹폭을 가했다. 국민의힘 홍석준(대구 달서구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선거조작, 통계조작 국면에 작심하고 이야기한 것이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북한의 사기에 놀아난 것에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의원은 "민주당과 좌파의 공통점은 사죄가 없다는 것"이라며 "성추행, 돈 봉투, 코인, 선거조작 등 어떤 것에도 사과가 없고 탄압 운운한다. 결국 국민들의 심판이 약"이라고 일갈했다. 조경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본인에게 '삶은 소대가리'라고 이야기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부터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향해서 '삶은 소대가리'라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못 한 마디 못한 정부·대통령 아니었나"라고 맞받았다.

나아가 9.19 군사합의에 대한 효력정지 언급도 나왔다. 최근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일부 조항에 대해 효력을 정지시키는 내용이 남북관계발전법상 있다"고 설명한 뒤, 후임인 신원식 장관 후보자가 당장 합의 폐기보다 법에 의한 절차를 통해 효력을 중지시키는 전철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통령실은 당장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관련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이 공공연히 합의를 어겨오고 있고, 의도적으로 도발해오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군사합의가 내포한 여러 문제점을 직시하고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올지 관찰하고, 나중에 적절한 시점에 필요하다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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