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엔총회 마치고 귀국…닷새간 48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총력전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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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5  |  수정 2023-09-25 07:23  |  발행일 2023-09-25 제4면
미국 순방서 '엑스포 유치' 총력…경제·국방 협력도 모색

40여개국과 '주유엔대표부'에서 정상회담…30분 단위로 첩보전 방불케해

유엔총회에서 러-북 군사협력 비판 및 글로벌격차의 韓기여 방안 소개도
尹, 유엔총회 마치고 귀국…닷새간 48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총력전
4박6일 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3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유엔총회 마치고 귀국…닷새간 48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총력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첫날인 18일(현지시간)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9개국 정상과 단독정상회담을 가졌다. 맨위 왼쪽부터 한·스리랑카 정상회담, 한·산마리노 정상회담, 한·부룬디 정상회담. 가운데 왼쪽부터 한·체코 정상회담, 한·덴마크 정상회담, 한·몬테그로 정상회담. 맨아래 왼쪽부터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 한·세인트루시아 정상회담, 한·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정상회담. 연합뉴스
尹, 유엔총회 마치고 귀국…닷새간 48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총력전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과 한·스위스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박6일간의 미국 뉴욕 방문을 마치고 23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총 41개국과 양자회담을 가지고 48개국 정상과 만나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다. 또한 유엔총회에선 기조연설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 비판하는 한편 글로벌 격차 문제에서 대한민국의 책임과 기여를 강조해 화제를 모았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3일 저녁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등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맞이했다.

◆ 닷새 동안 41개국 정상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은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연설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세부 일정만 놓고 본다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최지 선정을 위한 무기명 투표를 두 달여 앞두고 지지를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 유치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尹, 유엔총회 마치고 귀국…닷새간 48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총력전
윤석열 대통령이 4박 6일간의 미국 뉴욕 방문을 마치고 23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 유엔총회 연설은 물론 총 41개국과 양자회담을 가지고 48개국 정상과 만나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다. 48개국(41개 양자회담) 만남 기록표.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이후 현지시각) 미국 도착 직후 주 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리랑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마지막날인 22일까지 닷새 동안 41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했다. 오찬 및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리셉션 등을 포함하면 총 48개국과 만났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국가는 유럽,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대륙별 국가를 저인망식으로 훑었다. 몬테네그로 등 9개 국가는 수교 이래 첫 정상회담을 가지며 협력의 기틀을 다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각국에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각 국가의 정부 사업 등에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요청하는 '경제 행보'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런 '유치 전략'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양자 회담의 베이스캠프는 주유엔 대표부 건물이었다. 유엔총회가 진행되는 유엔본부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어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표부를 통째로 엑스포 홍보관처럼 꾸며 방문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각국 정상들과 만난 회담 벽에는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현수막이 내걸렸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한국과 경제 및 개발협력을 진행 중인 국가들이 부산엑스포를 통해 발전의 실질적 기회를 잡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들에게 "엑스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을 전 세계 모든 시민들에게 정당하게 공유하고 그 혜택을 나눠줌으로써 국가 간 격차를 줄이고 인류의 평화와 지속 가능한 번영의 토대를 만들어내는 게 부산엑스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실 측은 엑스포를 계기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나라 위주로 상대국을 선별했으며, 정식 양자 회담, 1대1 오찬, 그룹별 오·만찬 등 형식을 심사숙고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속해서 개최되는 회담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의전 요원들이 유엔본부 일대에 파견돼 상대국 정상을 제시간에 모셔 오는 첩보작전을 하루 종일 수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진행된 순방일정을 포함하면 한달여 동안 60개 국가 정상과 만났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한 달 동안 60개의 양자 회담, 10개 이상의 다자 회담을 치른 대통령은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외교사에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尹, 유엔총회 마치고 귀국…닷새간 48개국과 만나 부산엑스포 총력전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두번째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밀착'에 대한 경고 및 글로벌 격차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윤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됐던 '북·러'가 아닌 '러시아-북한' 순으로 지칭한 것은 전임 정부와 달리 '달라진 외교 방향'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대한민국(20번)', '디지털(15번)'이었다. 이는 글로벌 격차로 대표되는 국제사회 현안에 대한민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이른바 '책임 외교'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주말 동안 산적한 정국 현안을 보고 받은 윤 대통령은 이번주 국무회의를 통해 이번 미국 뉴욕 방문 성과를 국민들에게 설명할 전망이다. 특히 야당의 주도로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의결된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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