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팔조 대구 25일까지 빅토르 안, 황인모 작가 다큐멘터리 사진전

  • 임훈
  • |
  • 입력 2023-10-18  |  수정 2023-10-17 09:30  |  발행일 2023-10-18 제19면
'시간 위에 박제된 초상' 전시
빅토르 안은 '생체인식여권' 황인모는 '민중의 초상'주제로 전시
고려인 디아스포라 담아온 빅토르 안, 개인의 역사 담은 인물사진 선뵈
'민중'의 모습 담아낸 황인모, 격동의 20세기 겪은 민중 기록


갤러리 팔조 대구 25일까지 빅토르 안, 황인모 작가 다큐멘터리 사진전
빅토르 안과 황인모 작가가 갤러리 팔조에서 열린 전시 오프닝 이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갤러리 팔조 제공>

갤러리 팔조 대구는 오는 25일까지 빅토르 안과 황인모 작가의 다큐멘터리 사진전 '시간 위에 박제된 초상(Immutable Portrait)'을 연다.

빅토르 안은 '생체인식여권(Concept of the 'Biometic Passport')'을, 황인모는 '민중의 초상'을 주제로 각각 작품들을 선보인다.

고려인 3세인 빅토르 안은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 출신으로 기계공, 전기기사, 사진기자를 거쳐 현재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필름 대신 인화지를 사용하는 수동식 카메라를 고집하고 있다. 그동안 고려인이 중앙아시아에서 겪은 디아스포라의 삶을 담거나 순수 예술의 관점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빅토르 안의 전시작은 인물 위주로 구성돼 있다. 얼굴이 큼지막하게 드러난 작품 한 켠 에는 사진 속 인물의 지문이 찍혀 있다. 마치 신분증의 한 종류 처럼 보이는 빅토르 안의 작품은 일반 대중에 대한 공공조직의 통제와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을 상징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자'도 눈에 띄는데 이는 낡은 수동식 카메라의 초첨을 맞추기 위해 활용된 것이다.

갤러리 팔조 대구 25일까지 빅토르 안, 황인모 작가 다큐멘터리 사진전
빅토르 안 '018-04шшш=150-(бум)'

빅토르 안은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스며들어 있다. 특히 도드라져 보이는 얼굴의 주름이 인생의 역경을 담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었다. 아무리 중요한 작품도 역사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연히 개인의 사진에도 역사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황인모 작가는 잊혀져 가는 20세기와 그 시기에 살았던 사람을 통해 '민중'의 모습을 담았다. 황 작가는 "우리의 역사는 늘 권력에 의해 기록돼 왔다. 이 시대의 사진을 찍으면서 권력이 없는 보통 사람들을 기록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의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갤러리 팔조 대구 25일까지 빅토르 안, 황인모 작가 다큐멘터리 사진전
황인모 '배순석 1918년생'

사진 속 인물들은 이미 십 수년 전에 촬영한 것으로 주로 노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역사상 유례없는 생활사의 변화를 겪은 세대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다양한 물건과 사람의 관계에 집중했으며 의복과 제스처 등을 통해 민중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관심은 해당 작품들의 모티브로 작용했다. 황인모 작가는 "지금 남겨놓지 않으면 더 이상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작품활동의 동기가 됐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야말로 격동의 20세기를 겪은 민중의 초상"이라고 설명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임훈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