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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현 'IL MARE_Wave2' |
그동안 '심연(深淵)'을 주제로 회화작업을 지속해온 정익현 작가의 열 두 번째 개인전 'IL MARE(바다)_Wave'가 24일부터 29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 작가의 'IL MARE_Wave' 시리즈 연작 14점을 선보이는 가운데 해당 작품들은 과거 보다 더 물오른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술비평가 이진명은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대구달성문화센터에서 선보인 개인전의 작품과 천양(天壤)의 차이로 발전했다"며 그의 변화를 주시했다.
정 작가는 지난해 전시회에 앞서 "심연에서 올려다본 수면, 금빛ㆍ은빛 빛오라기(빛줄기)를 잡고 힘껏 두둥실 몸을 띄운다. 넘쳐나는 걱정, 욕심, 두려움도 버려야 도달하는 그곳에서, 어느새 나는 봄날의 윤슬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봄날의 윤슬'이란 저 멀리 빛에 비춘 잔물결 때문에 일렁이는 빛의 춤이다.
특히 정 작가에게 푸른색은 '희망'이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다. 푸른색을 통해 창조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미지의 세계를 표현한다. 가감 없이 펼쳐진 금빛은 고난을 이겨낸 기쁨과 풍요다. 푸르름 위에 머문 면 위에 덧대어 경계와 구획을 만들고, 그 경계 너머로 황금빛 시선을 돌려 허무가 아닌, 무를 다시금 잉태하게 한다. 색과 추상이라는 메타언어를 통해 비로소 자아의 본질로 회귀한다.
바다 속에서 바라본 바다표면은 마냥 푸르지만은 않다. 빛의 투영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시선 너머의 기억이고 내면에서 울리는 작은 목소리다. 표면 위에 부딪힌 빛은 파도(Wave)의 골을 따라 잔영으로 기억을 타고 더듬는다.
정익현 작가는 "캔버스라는 대지 위에 단조롭지만은 않은 울림으로 추상의 세계를 담담히 펼쳐보았다. 깊고 오묘한 공간적 에너지를 품은 푸른색과 황금색의 파동이 지친 당신에게 희망과 치유라는 새로운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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