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전청조와 대질신문서 "뭘 봐" 살벌…전날 SNS에 억울함 호소

  • 서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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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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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 출석하는 남현희.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42) 씨와 그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약 보름 만에 대면했다.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 연인 전청조(27)씨와 공모한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8일 경찰에 출석해 전씨와 첫 대질조사를 받았다.

지난 8일 오전 10시쯤 서울송파경찰서에 출석해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씨와 같은날 밤 11시15분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다. 남현희는 전씨 사기 행각의 공범이란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전씨는 대질신문 자리에서 남현희를 째려봤고 이에 남현희는 "뭘 봐"라며 분노 섞인 첫마디를 내뱉었다. 살벌한 분위기에 경찰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남현희와 전씨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발언 순서까지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질신문에는 남현희와 전씨 외에도 남현희 법률대리인 2명, 전씨 법률대리인 2명, 이들을 고소한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 학부모 1명 등이 참석해 삼자대면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사를 마친 뒤 남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현장을 떠났다.

반면 전씨 변호인 측은 "전청조 씨가 지난 3월부터 남현희씨에게 범행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피해자도 남현희씨가 범행을 알고 있었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조사는 더 길게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남씨가 돌연 몸이 아프다고 해 조사가 저녁 식사 이후 거의 중단됐다"며 "남씨가 조속히 회복해 추가 대질 조사에 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남씨가 언론에 예고한 것과 달리 본인 명의 휴대폰을 경찰에 임의제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이날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9개 연달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남씨는 SNS 글에서 "이름 빼고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저 또한 속았고 당했다"며 “전청조가 나를 공범이라 몰기 위해 자신의 짐을 우리 집으로 보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제일 큰 피해자다. 남들은 피해본 것이 돈이지만 나는 돈도 명예도 바닥나고 가족과 싸움이 일어나고 펜싱 아카데미도 운영 못 한다"고 했다.

또 남씨는 전 씨가 주장한 가슴수술과 관련해서 입장을 밝혔다. 남씨는 전청조의 가슴수술을 자신이 시켜서 했다는 전씨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8월 전청조 가슴수술은 본인이 예약 잡고 가서 진행한 것"이라며 "모두가 갈비뼈 수술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제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 들에게 전청조 본인 입으로 '나 갈비뼈 수술 해야 한다'고 했다. 갈비뼈 뼈조각이 돌아다녀 수술을 받고 핀을 꽃아야 한다는 표현을 했다. (제게 카톡 내용도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남씨는 "제가 큰 수술인데 입원하니까 같이 가 준다하니 '너가 따라오면 스트레스 받아' 라며 화를 냈고 전청조가 경호원과 같이 간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보냈다. 그리고 몇일 뒤 본인 가슴 수술 한 것을 저에게 상체를 벗고 보여줬다. 갈비뼈 수술이라 하고 가서 가슴 수술을 받고 돌아와 제게 보여주니 저는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씨는 또 "전씨가 렌터카 회사를 운영한다고 했다"며 "몇몇 사람에게 차를 사준다고 하고 렌트 방식으로 유인해 주민등록증을 받고 그 사람의 대출금이 얼마만큼 나오는지 확인해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 친 부분을 직접 듣고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씨의 성별과 파라다이스 호텔 혼외자 사칭 등 다른 논란들과 관련해서도 전씨가 보여준 주민등록증 사진, 전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며 "전청조가 끝까지 거짓말했다.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속았다"고 밝혔다.

남씨는 또 "전청조를 컨설팅, 정보기술(IT), 강연, 독서모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으로 알았다. (전씨가) 기업 컨설팅을 한다고 했고 최근엔 유명 배달앱 대표에게 5000만원을 받고 1시간 컨설팅을 해줬다(고 했다)"면서 "본인의 강연 비용이 1인 3000만원이라기에 이해가 안 됐는데, 전청조에게 한번만 만나주기를 부탁하는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다. 내게도 강연에 오라고 했지만 나는 펜싱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전씨 강연 수강생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사실은 몰랐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전씨의 성별과 유명 호텔 혼외자 사칭 등 다른 논란들과 관련해서도 전씨가 보여준 주민등록증 사진, 전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전씨 어머니와 스피커폰 통화로 들었다고 말했다.

남씨는 "운동만 26년, 선수촌에서 20년간 국가대표로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만 했다. 40살이 넘었는데 이걸 모를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말 몰랐다. 답답해 미칠 것 같다. 전청조를 만나면 왜 나한테 나타나 사람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는지 (따지고 싶다)"며 억울한 심경을 쏟아냈다.

남씨는 "40살이 넘었는데 이걸 모를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정말 몰랐다"며 "26년 동안 가슴에 태극마크 달고 국위선양을 위해 인생을 바쳤는데,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 제가 죽어야 이 사건이 끝나는 것이냐. 제가 죽을까요"라고 했다.

남씨의 재혼 상대로 발표됐다가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사기 피해자 수는 20명으로 피해 규모는 26억여원에 이른다.

남씨는 줄곧 자신도 전씨 사기 행각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공범 의혹을 부인해 왔다. 남씨는 지난달 31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전씨에 대해 사기와 사기미수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전씨로부터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총 48점을 지난 4일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경찰이 파악한 전씨의 사기 규모는 26억원으로 피해자만 20명에 달한다. 현재 전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고발은 11건, 진정은 1건이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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