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빠생각…짧은 이야기, 긴 여운…일제강점기의 삶을 담은 동화 5편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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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7  |  수정 2023-11-17 08:26  |  발행일 2023-11-17 제16면
청산리대첩·징용 등 역사적 사실

동화라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신간] 오빠생각…짧은 이야기, 긴 여운…일제강점기의 삶을 담은 동화 5편
강봉구·배지연·송현주·이종석·정윤영 지음/배지연 그림/작은숲/156쪽/1만2천원

우리 역사 중 가장 가슴 아프고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동화'로 태어났다.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동화들은 일제강점기 시기 토지 조사 사업 이후 수탈의 대상이 된 농민들의 모습, 우리 독립 전쟁의 역사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두었던 전투인 청산리 대첩, 태평양 전쟁 이후 강제 징용, 징병 그리고 여성들에 대한 정신대 동원 등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책은 '하얀 손수건' '한복 입은 소녀들' '미역국'을 비롯해 '청산리로의 소풍' '오빠 생각' 등의 동화로 구성돼 있다. 비록 짧은 동화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일제강점기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동화의 배경들이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부분이지만 동화를 읽으며 어려웠던 시절을 살아냈던 많은 이들의 모습을 만나고 아픔을 공감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얀 손수건'에서는 일본의 패망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사연을 만나볼 수 있다. '한복 입은 소녀들' '오빠생각'은 중일 전쟁과 태평양 전쟁 이후 징용, 징병, 정신대, 위안부로 동원된 다양한 사연들을 담아내고 있다. '미역국'은 1910년대 토지 조사 사업 이후 농사지었던 땅을 빼앗기고 소작농으로 살아가며 힘들어 어려웠던 농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청산리로의 소풍'은 1920년대부터 시작된 독립 전쟁 중 가장 큰 승리를 거둔 청산리 대첩을 모티브 삼아 현재 일본에 의해 자행되는 역사 왜곡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강만진 호서대 한국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역사적 사실이 동화라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역사교육이 없는 어두운 시절에 반짝이는 작은 불빛을 본 것 같다. 상상의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을 더욱더 사실로 돋보이게 한 작가들의 순수한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인 작품들"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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