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추가소송 민·관 대혼란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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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3  |  수정 2023-11-23 07:24  |  발행일 2023-11-23 제5면
범대본 앞 3~4시간 대기 줄
행정 일선 서류 발급 북새통
포항시 안내센터 등 운영키로

촉발지진을 겪은 경북 포항시민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 이후 소송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위자료 추가 소송 신청이 며칠째 계속 몰리며 민·관 모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개인 소송과 관련된 문제라 누군가 선뜻 나서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병욱 국회의원이 앞서 제시했던 정부 일괄 배상이나 공소시효 연장과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오후 2시 포항 북구 중앙로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앞은 추가 소송 신청을 위한 시민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은 오전부터 신청받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막상 접수는 오후에야 시작돼 아침부터 꼬박 네 시간을 기다린 시민들도 있었다. 이렇다 보니 사무실 앞은 60m가 넘는 대기 줄이 이어지며 일대를 지나는 시민 통행에 불편을 초래했다. 줄을 선 시민들 역시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며 불만을 호소했다.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는 한 시민은 "연세 많은 어르신은 다리가 아픈데 계속 서 있는 것도 안 좋아 보인다. 소송과 관련해 빨리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정 일선에선 추가 소송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발급하려는 시민이 몰려 다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다. 포항시에 따르면 판결 전인 지난 13·14일 발급된 주민등록초본 발급 건수는 각각 662건과 622건이었으나, 판결 이후인 20·21일에는 1만2천197건과 1만2천42건으로 20배 가까이 급등했다. 한 공무원은 "서류 발급을 위해 방문한 민원인들로 다른 업무를 보기가 힘들 정도"라며 "서류 발급 외에도 지진 신청 관련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한 분 한 분 상대하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내년 3월 말까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내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23일부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대한 지원 근무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법원의 촉발지진 관련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 인정으로 피해 주민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피해 주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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