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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스님. 연합뉴스 |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이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에 의해서 법구가 발견됐다. 세수 69세. 법랍 44년.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내고 서울 도심 대형 사찰인 봉은사 회주(큰스님)로 활동 중인 자승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에 종단은 큰 충격 빠졌다.
자승스님은 이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스님이 작성한 유서로 추정되는 이 문서에는 "칠장사 주지 스님께,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경찰분들께 검시할 필요가 없다.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 선택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불이 날 당시 요사채에 자승스님을 포함해 4명이 함께 있었다는 일각의 보도가 있었으나, 조계종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르며, 자승 스님께서 혼자 입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재에 자승 전 총무원장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수사 절차상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자승 스님이 기존에 사용하신 물건과 DNA 대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2006~2008)과 제33·34대 총무원장(2009~2017)을 지냈다. 퇴임 후에도 '상월결사(霜月結社)'를 만든 뒤 부처님의 말씀을 널리 퍼뜨리는 전법 활동에 매진해왔다.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등을 맡아 조계종의 주요 의사 결정과정을 지휘해왔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서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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