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 마감한 이근호 "제게 주신 과분한 사랑,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 권혁준
  • |
  • 입력 2023-12-03 17:20  |  수정 2023-12-04 08:30  |  발행일 2023-12-04 제16면
이근호
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진 대구FC 이근호가 은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게 주신 과분한 사랑,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대구FC 이근호는 이렇게 은퇴 소감을 말했다.
이날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시즌 최종전 이후 진행된 공식 은퇴식에서 이근호는 "제가 그동안 수많은 경기를 해왔는데, 오늘 같은 기분은 처음 느껴보는 것 같다. 운동장에 왔을 때부터, 경기를 뛰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준비해준 것들을 보면서 행복한 선수였다는 생각을 했다"며 "서포터즈가 준비해준 카드 섹션과 기립 박수 등 잊지 못할 것 같다. 평생 살아가면서 간직하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 이근호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경기 전부터 교체돼 경기를 나왔을 때까지 울컥한 마음이 들었지만 잘 참아왔는데, 부모님 이야기하면서 터져버렸다. 부모님 이야기에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우리 가족들이 고생했던 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인천 입단을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은 이근호는 2007년 대구로 이적해 2시즌 동안 59경기 23골 9도움을 기록하며 첫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대구와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해외 리그 및 국내 타 팀에서 활약했고, 2021년 13년 만에 대구로 돌아왔다. '태양의 아들'이란 수식어를 붙여준 제2의 고향 대구로 온 이근호는 따뜻한 리더십으로 팀의 정신적 지주로 활약했고, 팀의 역대 최고 성적인 K리그1 3위·ACL 16강 진출 등을 거두는데 기여했다.


그는 "은퇴는 작년부터 생각해왔다. 저의 몸 상태도 고려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내년, 내후년을 생각했을 때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 드릴 수 있는게 올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마음먹었다"며 "여러 팀을 다녔지만 항상 감사한 팀으로 꼽는게 대구였다. 2007년 대구에 와서 좋은 활약으로 대표팀도 갈 수 있었다. 2021년에 좋은 기회로 대구에 돌아왔을 땐 이곳에서 은퇴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 같다.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해주겠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그건 의미 없다고 생각했고, 대구에서 은퇴를 하겠다는 생각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지도자와 방송 해설 위원 등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겠다고 했다. 그는 "은퇴 발표를 하고 나서 여러 제안을 받았다. 지도자를 바로 시작하기엔 제가 라이센스 준비가 안 됐다. 내년에 딸 계획"이라며 "해설도 생각하고 있는데, 차근차근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