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김천' 상공업 발전사] 〈5〉국내 유일 비가시권 드론실기시험장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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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0 07:34  |  수정 2024-01-22 10:27  |  발행일 2023-12-20 제12면
김천 드론자격센터, 차세대 'K-드론' 전문인력 양성 주도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국민 일상에서의 드론 활용 및 글로벌 드론 강국을 향한 '제2차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2023~2032)'과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9위권인 국내 드론산업 규모를 5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실증에 따른 규제가 없는 '제2차 드론특별자유화구역'도 확대 지정했다. 기본 계획에는 △도심 안전운용체계 마련 및 상용화 실증을 통한 도심 배송 △드론레저 신시장 창출(스포츠산업화) 및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한 글로벌 드론 강국 도약 △자율비행, 성층권드론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한 K-드론 경쟁력 강화 △종합안전관리 체계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미래산업 준비 등이 담겼다. 이처럼 드론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가운데 김천의 드론산업을 견인할 드론자격센터가 문을 연다.

22일 개령 덕촌리에 센터 준공
UAM 등 드론 자격체계 전담

市 '드론 실증도시' 사업 착착
도심형 물류배송 과제 수행 중
항공모빌리티산업도 추진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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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드론쇼 코리아'에서 지자체 공무원 등이 김천시의 '2022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왼쪽). 오는 22일 문을 여는 김천 드론자격센터 전경. 〈김천시 제공〉

◆김천 드론자격센터

오는 22일 준공되는 한국교통안전공단 김천 드론자격센터는 국내 유일의 비가시권 드론자격센터다. 증가하는 드론 자격 수요를 원활히 수용하는 한편 UAM(도심 항공 교통) 등 자율비행·장거리 드론 등장에 따른 각종 자격체계 개발을 전담하는 기관이다.

2020년 김천시 개령면 덕촌리에 착공된 드론자격센터는 실기시험장 4개 라인, 이·착륙장, 관제시설, 탐지 장비(레이더·추적카메라), 관제장비(통합모니터링), 지원 장비(음성통신·기상장비) 등과 각종 시험 장비를 갖추고, 전국의 비가시권 자격과 수도권 이남의 가시권 자격 수요를 수용한다.

주요 기능으로는 △드론 자격 취득에 따른 학과·실기시험 및 실기평가, 드론 조종 교육 교관과정 운용 △활주로 및 비행 탐지 장비를 활용한 장거리·비가시권 드론 비행시험, 자격체계 개발 △드론 관련 기업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 교육 및 민간기업 대상의 임무특화 교육과정 운용을 통한 차세대 드론 인재 양성 △청소년 드론 교육 및 관련 기업과 협업 등이다.

최성원 교통안전공단 드론처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비가시권 드론에 대한 자격증명이 없는데 앞으로는 장거리·비가시권 드론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종자 증명, 사업자 인증 등 확인제도가 필요하다"며 "김천 드론자격센터에서는 장거리·비가시권 드론을 활용한 사업종사자에 대한 자격 교육과 드론의 안전성을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드론 인력을 조종자 중심으로 양성했으나 UAM 이착륙 시설인 버티포트 설계 및 운용, 관제 교통관 등 여러 분야의 인력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김천 드론자격센터는 향후 관련 기술을 선도할 차세대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김천 드론자격센터가 가시권·비가시권 자격 운용과 교육·안전성 검사기능까지 겸하며 수요를 확충하고, 드론의 안전관리를 체계화하는 등 각종 기술 개발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김천은 관련 인프라의 중심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장거리 드론의 활용범위는 매우 넓고, 우리나라는 미국·중국·일본 등과 비교하면 관련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며 "2021년 우리나라 드론 시장은 8천400억원 규모였으나 2032년에는 3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김천 드론자격센터는 송언석(김천·국민의힘) 의원의 중점공약사업 중 하나로, 건립에는 365억원이 투입됐다. 송 의원은 당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 성장동력산업인 드론산업이 급성장세를 보이지만,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한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드론택시 및 드론배송 시대에 대비한 자격체계 개발을 맡을 전담시설 건립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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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의 드론 물류 시범사업을 수행 중인 니나노컴퍼니의 다목적 무인비행체 NDV-P20. 〈니나노컴퍼니 제공〉

◆김천의 드론산업

지난 2월 부산시 BEXCO에서 열린 '2023 드론쇼 코리아'에서 김천시 부스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수행한 '2022 드론실증도시' 성과를 전시한 김천시 부스에 드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 및 기업 관계자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김천시가 실증한 도심 내 드론 물류배송서비스에 관심을 보인 이들 가운데 10여 개 기업은 상용화 단계에 이른 드론 운용 프로그램을 구매할 의사까지 보였다.

김천시는 2021년 국토부의 '2022 드론 실증도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SK플래닛 등 3개 기업이 드론 특별 자유화 구역(18㎢)에서 △드론 운행 인프라 솔루션 실증(모바일 기반 멀티디바이스 관제 시스템 구축, 최적 안전 비행경로 알고리즘 개발, 멀티통신망 실증) △드론 물류 상용화 및 사업화 실증(무인화·자동화를 통한 도심형 드론 물류 서비스 실증) △재난 감시 및 농작물 식생정보 실증 등을 과제로 수행해 왔다.

김천시 관계자는 "드론물류의 경우 시내 율곡동과 농촌 지역인 산내들 오토캠핑장을 대상으로 한 시범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완료돼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며 "사업을 수행하는 니나노컴퍼니는 몽골의 특정기업과 울란바토르 내의 드론배송에 관한 MOU를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은 김천시는 지난해 국토부로부터 '우수'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드론실증도시'까지 선정돼 과제를 수행해 왔다.

앞서 경북도, 김천시, 경북테크노파크는 공동으로 '경북 김천혁신도시 융복합드론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해 고난도 페인팅 드론과 검사용 드론을 개발했다. 김천혁신도시 공기업 한국전력기술과 경운대, 김천대, 관련 기업 등에 의해 개발된 드론은 고층 구조물이나 원자로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율비행하며 6축 관절을 활용해 도장을 하고, 표면 검사와 도막(도료를 도포해 형성되는 피막) 두께까지 측정했다.

한편 김천시는 2024년 △모빌리티 특화도시 조성계획 수립 △정부 전략사업 공모에 대비한 자료수집 △도심항공모빌리티산업 기본계획 수립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드론산업 육성 방안

2020년 금오공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드론 연구센터 및 비행시험장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김천은 △교통과 물류 여건이 좋은 지리적 이점 △고고도까지 비행할 수 있는 공역 상의 이점(전국 유일)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형적 이점 △다수의 공원을 비상착륙장 및 취미용 드론 공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 등으로 드론산업을 육성하기에 적절한 곳이다.

경북도도 지능형 드론R&D융합단지 조성계획이 있고, 최첨단 기술(항공·로봇 등)과 뿌리산업(기계·전자·소재·자동차부품·금속가공업)이 결합될 수 있는 기반이 있으며, 김천혁신도시 공기업과 인근의 구미국가산업단지(ICT산업 특화) 등이 있어 주변 산업환경과 연계한 드론산업을 육성하기에 좋은 환경인 것으로 판단했다.

산학협력단은 정부의 드론정책과 일치된 드론산업 육성 전략을 추진,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드론 물류 네트워크와 UTM(통합 위협 관리) 등의 사업 유치가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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