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설시장 안정 다각도 대책 발표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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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9 07:24  |  수정 2023-12-29 07:26  |  발행일 2023-12-29 제3면
PF 사업장 구조조정 본격화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가동
태영건설 신용등급 'CCC'로
내년 1월11일 워크아웃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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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온 태영건설이 28일 결국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터질 것이 터진 셈이다. 태영건설이 시공능력평가 16위의 대형 건설사인 탓에 경제적·사회적 충격파는 적잖을 전망이다. PF부실 문제가 건설업·금융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각종 유동성 지원프로그램 가동과 함께 전국 PF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때는 이날 오전이었다. 서울지역 한 사업장에 대한 480억원의 대출 연장에 실패하면서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곧바로 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했다. 잠정 확정된 워크아웃 절차에 따르면 내년 1월3일 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이어 일주일 뒤인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자산매각, 대주주 사재출연 등 어떤 자구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후 4월10일까지 자산 부채 실사 및 기업개선 계획작성작업을 진행한다. 다음 날인 4월11일엔 제2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기업개선계획을 공식 결의하게 된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승인을 받으려면 채권단 75%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날 태영건설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3.74% 내려간 2천3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워크아웃 신청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신용평가 3사가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일제히 강등하자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다각도의 대책을 발표했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 발행 회사채와 기업어음(CP), 건설사 보증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한다.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 규모도 확대한다.

태영건설에 받을 자금이 있는 중소형 협력사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분양계약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 보증을 통해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한다.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면 기존의 납부 대금에 대한 환급 절차를 진행한다. 금융당국은 전국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태세다. 부실한 PF 사업장이나 건설회사들은 내년 상반기부터 차례대로 정리 절차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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