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시민 500여명 "대구미술관장 채용 과정 공개하고 사과하라"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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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5  |  수정 2024-01-04 13:36  |  발행일 2024-01-05 제6면
4일 대구 중구 아트스페이스펄서 지역 예술인들 항의 성명 발표

"관장 선임 보류하거나 취소하고, 독단덕 파행 대구시민에게 사과하라"
예술인·시민 500여명 대구미술관장 채용 과정 공개하고 사과하라
대구지역 예술인들이 4일 대구 중구 아트스페이스펄에서 '대구미술관 관장 선임에 대한 수용불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대구를 비롯한 전국의 예술인 및 시민 500여 명이 노중기 신임 대구미술관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옥렬·정종구 전시기획자와 이교준·김미련·조덕연 작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4일 대구 중구 아트스페이스펄에서 '대구미술관 관장 선임에 대한 수용불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구시가 지역 위상에 걸맞는 새 미술관장 선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일부터 4일 오전 10시까지 온라인을 통해 '대구미술관장 임용에 대한 수용 불가 성명 발표 연명 참가 신청'을 받은 결과 대구, 서울, 광주, 인천, 경남, 충북 등은 물론 영국 등 해외 활동 예술가 등 525명이 이번 성명서 발표에 동참했으며, 앞으로 참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술인·시민 500여명 대구미술관장 채용 과정 공개하고 사과하라
성명서 전문.


참여 예술가들은 "노중기 신임 대구미술관장이 지난해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지역작가 조명전-노중기전'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초상화를 전시해 논란을 빚었다"고 지적하며 현직 대구시장과 고교 동창인 노 작가가 대구미술관장에 선임된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문화예술에 대한 식견이 없는 단체장이 자신과의 친분을 공공연히 내세워 저지르는 예술계에 대한 만행이다. 이번 (대구미술관장)인선 결과는 상식 이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은 책임자에게 관장 선임의 구체적인 심사과정 공개를 지시하고 그 과정에 있을 수 있는 유착관계에 대한 검증과 감사를 상위기관에 요청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술인·시민 500여명 대구미술관장 채용 과정 공개하고 사과하라
지난해 6월 15일 홍준표 대구시장 초상화가 대구미술관에 전시된 모습.


이어 예술가들은 신임 대구미술관장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은 "노중기 대구미술관장은 미술 관료로서의 경험이 없다. 대구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을 가늠하는 지역대표 플랫폼이다. 지역을 넘어 국제적으로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험과 전문지식을 겸비하고 미술 행정 수행능력을 가진 인사가 대구미술관장에 선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대구미술관장 채용 건은 미술계의 문제만이 아닌 대구 전체의 일이다. 향후 여러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대구미술관장 임용 주체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달 29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의와 추천을 거쳐 신임 대구미술관장에 노중기 작가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노 신임 관장은 "불합리한 관행 개선, 투명한 경영을 통해 대구미술관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모두의 미술관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신임 미술관장 채용 건에 대해 "적법절차를 거쳤으며 임용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미술관장 임기는 지난 1일부터 2년간이다.


글·사진=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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