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문재인과 관심병

  •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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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0  |  수정 2024-01-10 07:08  |  발행일 2024-01-10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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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시절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에 대해 "현실정치에 연관된 일은 일절 하고 싶지 않으며,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퇴임 후엔 자신의 SNS에 수시로 게시물을 올려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에는 신변잡기나 서평(書評)들도 있지만, 차츰 현실정치를 언급하는 빈도수를 높이고 있다.

그의 발언들이 전직 대통령이자 정치원로답게 국민들을 단결시키고 정치후배들을 격려하는 덕담 수준이면 얼마나 좋을까. 문재인은 아직도 자신이 특정정파와 이념의 수장이자 야당의 대변인인 것처럼, 현 정부를 비방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한 비판, 홍범도 장군 문제, 일본 방사능오염수 방류 문제, 새만금 잼버리대회 비판 등의 언급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내로남불의 대표적인 발언은 작년 말 배우 이선균씨 사망과 관련된 SNS글이었다. 그는 이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행태와 언론의 보도 행태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범죄 혐의가 확인되기도 전에 피의사실이 공표되거나 언론으로 흘러나가면서 추측성 보도가 난무해(중략)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일은 이제 끝내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강행 통과시킨 소위 '김건희 특검법'을 보라. 이 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이 바로 '수사상황 언론브리핑'이라는 이름의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이다. 이번 총선기간 중 특검의 수사내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도록 해 김건희 여사를 악마화하고 총선에 악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문재인의 민주당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 국정농단특검법에서 피의사실 공표를 합법화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을 이룬 바 있다. 그래 놓고 조국 등 자기편에 대한 검찰 수사 때는 인권침해 운운하며 피의사실 공표를 극력 막으려 했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정권이었다.

문재인은 지난 6일에는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 "DJ는 많은 핍박을 받았음에도 집권 후 일절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김대중 정권은 자신들에 대한 정치적 지지와 대북 햇볕정책에 동조하지 않은 4개 보수언론사의 사주(社主)들을 모두 구속시켰다. 수백 명의 국세청직원들을 대거 동원, 언론사의 장부를 샅샅이 뒤져 탈세혐의 등을 씌웠다.

문재인은 또 이날 DJ의 남북평화정책, 소위 햇볕정책을 찬양하고, 현재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대중-노무현(1998~2008년)의 햇볕정책 와중에도 북한의 무력도발과 핵, 미사일 개발은 격화되었다.

제1연평해전(1999년)과 제2연평해전(2002년)에 이어 대포동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2005년에 북한의 핵보유선언, 2006년에는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이어졌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선임연구원은 김대중 정권 당시의 남북정상회담 때 송금됐던 달러가 북핵개발에 전용됐다는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정권에 대한 반성은커녕 현 보수정부를 비난하고 나서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렇게라도 해서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돕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잊히기 싫은 관심병(關心病)의 발로인가.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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