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두 시인,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 펴내

  • 백승운
  • |
  • 입력 2024-01-10 20:17  |  수정 2024-01-11 08:47  |  발행일 2024-01-15 제15면
일생에서 느낀 삶의 희노애락 시편 담아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정도 여전
또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의지도
바람_표지
이성두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
[회전]KTX
이성두 시인

대구 출신 이성두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도서출판 지식나무)을 펴냈다.

시인은 서문에서 "내 시의 근본은 아내"라고 고백한다. 어느 날 문득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를 간병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첫 시집 '이브의 눈물'을 내놓았다. 지극히 평범한 것이 진정한 행복인데, 그 사실을 모른 채 지낸 지난 날을 후회하며 펴낸 두 번째 시집이 '행복한 줄도 모르고'이다. 세 번째 시집 '달밤달밤 발밤발밤'에는 밤마다 조금씩 피어나는 달맞이 꽃처럼 아내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았다.

이번 시집에도 삶의 희노애락을 시편 가득 담아낸다. 일상에서 느낀 사랑과 기쁨과 슬픔을 단단한 시어로 풀어낸다.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은 여전하다.

"당신이 쓰러진 지 열하루가 되어서야/겨우 정리차 가 볼 수가 있었는데/그 날 빈 가게는 홀로 아무 말 못 하고/이 구석 저 구석에서 횅한 바람만 베고 누웠더라//우물 속 같은 적막에/회오리치는 슬픈 기억의 몸부림으로/내 속 저 밑바닥 소리는/용수철처럼 튀어/견딜 수 없어, 견딜 수 없어, 더는 견딜 수 없어/괜스레 가지 않아도 될 화장실을 가는데/뒤따르는 복도는 더 울먹이며 펑펑펑/영문도 모른 채 따라 울더라"(「어떤 그리움」부문)

또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시인의 의지도 이번 시집에서 엿볼 수 있다. '불행이 무엇이고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삶이 무엇이고 아름다운 사랑이 무엇인지, 바람의 눈빛을 보고 바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겠다'는 굳은 명세가 드러난다.

"(전략)모두가 젊은 밤/외로움을 즐겨도 좋다, 이별을 즐겨도 좋다/지난 아픔을 다 내려놓아도 좋고/지난 슬픔을 왕왕 노래 불러도 좋다/지금이면 어떻고 한밤이면 어떠리/가자 가자 그냥 가자. 덤벙덤벙 가고 말자//어둔 빛 요요한 그대 모습, 흔들리는 비단결이여/감로수 같이 흘러넘치는 그대 소리의 감동이여/시의 노래여/날아라, 날아, 세상을 날아라"(「그대 소리」 부문)

대구에서 태어난 이성두 시인은 4권을 시집을 펴내며 전국의 다양한 문학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대시선 문학상, 현대문예 추천작가상, 민들레문학상, 다솔문학상, 열린 동해문학상, 강원경제신문 주최 코벤트가든문학상(토지문학상)등을 수상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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