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한동훈에게 TK는 무엇인가

  •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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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7  |  수정 2024-02-07 06:58  |  발행일 2024-02-07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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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별명은 '테프론'이었다. 테프론은 때가 잘 타지 않는 특수섬유로, 레이건은 온갖 정치적 공격에도 타격을 받지 않는 정치인이란 뜻이었다.

지금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이 '테프론'이란 별명을 붙여도 좋을 듯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어도, 사법농단 혐의와 부당합병 혐의로 각각 재판받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아도, 검찰의 주역이었던 한동훈은 전혀 끄떡 없다. TK 지지층과 보수언론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최근 영남일보와 TBC 의뢰로 에이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들은 한동훈에게 6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보였다.

물론 한동훈의 선전(善戰)에는 젊고 세련된 '엄친아' 능력의 영향도 크다. 다소 오글거리지만 '73년생 한동훈'(심규진 저)이란 책을 보자.

저자는 그의 강점으로 "대통령과의 두터운 브로맨스 서사, 1970년대생의 젊음, 이준석처럼 어떤 말싸움에도 지지 않는 민첩한 언변, 오세훈처럼 신사 같은 매너와 태도, 홍준표와 같은 확고한 이념적 선명성과 대야 투쟁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고 썼다.

한동훈을 부각시키려는 이 책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작년 12월26일) 엿새 전에 발간된 점은 한동훈 지지자들의 주도면밀함까지 엿보게 한다.

어찌 되었든 4·10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지금, 미우나 고우나 집권 여당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한동훈이다. 물론 그를 법무부 장관과 집권당 당수로 깜짝 발탁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지만, 자신을 키워준 대통령과의 한판 승부와 디커플링(차별화)을 통해 스스로 몸집을 불렸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후배"라던 대통령은 "가장 아끼던 사람에게 바보같이 뒤통수를 맞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했다. 어지러울 정도로 아슬아슬한 반전(反轉)의 결과, 한 위원장은 대권후보군에서 이재명 대표와 1, 2위를 다투는 동시에 태풍의 핵이던 이준석 개혁신당을 3%대 지지율로 주저앉히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3일 경기도 김포에서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날에는 구리의 서울 편입도 공약했다. '서울메가시티'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공약은 크게 먹힐지도 모른다. 이명박 정부의 강북 뉴타운개발 공약처럼 부동산 가격상승을 바라는 수도권 주민들에겐 매우 솔깃한 제안이다. 이런 공약이 국가균형발전에 저해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는 것을 한 위원장이 모를 리 있겠는가. '이기는 총선'을 내세운 국민의힘으로선 열세인 수도권이 승리의 요체임을 본능적으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TK는 한동훈에게 무엇인가. '집토끼' TK는 이번에도 짝사랑만 하고 끝나는 것인가.

한 위원장은 TK에 대해 '정치적 출생지이자 당의 기둥'이라고 했다. 하지만 잘 나가는 수도권에는 현금을 던지고, 신음하는 TK에는 립서비스로 그쳐선 곤란하다. 더 이상 TK가 수도권에 비해 차별을 받지 않도록 시민들과 홍준표 시장이 원하는 개발정책들을 과감히 수용해 주기 바란다.

양희은의 노래 제목인 하얀 목련은 경기 김포에는 4월 총선 때쯤 피지만, 남부지방인 대구에는 3월 초·중순이면 피리라. 백보를 양보해 목련이 지나고 팔공산에 단풍이 드는 올해 늦가을에는 TK에도 큰 변화가 오도록 한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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