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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정 '고요한 벽체와 나' |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3월8일까지 올해 첫 기획전으로 엄태정·이기칠·허산 작가가 참여하는 '공간을 거닐다-물질과 형태 그리고 정신'展(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의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는 가운데 물질이 형태화되고, 사물이 하나의 조형물로 구성될 때, 그리고 그것이 우리 앞에 예술작품으로 나타날 때 느끼게 되는 감동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히 전시명 중 '공간(空間)'은 빈 공간 또는 물리적(物理的)으로나 심리적(心理的)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範圍)를 이르는 말이면서, 공(功)들인 공간, 부유하는 공간, 사유하는 공간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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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칠 '작업실(The Studio)' |
원로작가 엄태정은 조각가로서 물질과 형태, 공간을 고민하고 그 안에서 조각을 어떻게 사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기칠 작가는 실재하는 것은 무엇인지, 예술가에게 진정으로 작품은 존재하는지, 작품의 의미를 묻는다. 이러한 질문은 연습, 제작하는 과정이나 실천하는 모습에서 그 의미를 찾고, 예술가의 의지를 부각한다. 허산 작가는 관람객들이 현대 건축의 구조와 조각이 일체화된 공간에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전시 공간을 이곳저곳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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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산 '부서진 기둥' |
강효연 예술감독(누스페어 미술연구소 소장, 전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은 조각이란 장르가 은근히 소외당하는 상황에서 조형예술의 의미에 관해 진정성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나보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강 예술감독은 "조각을 전공한 작가들이 조각의 기본 요소인 물질을 어떻게 사용해서 형태화하고, 사물을 어떻게 인식해 공간 안에 펼쳐놓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고 말한다.
수성아트피아 박동용 관장은 " 새해의 문을 여는 첫 기획전시 '공간을 거닐다'전을 통해 물질과 사물이 예술로 승화되는 순간,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의 의미를 깨닫게 될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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