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책으로 노는 시니어, "일흔 넘겨보니 책과 노는 것이 남는 것이더라"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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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3 08:31  |  수정 2024-02-23 08:33  |  발행일 2024-02-23 제16면
매주 한 권씩 읽고 주말엔 서평 쓰기 반복
심심할 시간 없이 삶에 생기 도는 것 경험
건강한 노년 살기위해 책과 노는 삶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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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노는 시니어'는 일흔을 넘긴 저자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책으로 놀아보자고 권유하는 책이다. 책과 함께 놀며 일주일에 한 권씩, 1년 52주 동안 읽고 쓴 52편의 서평을 담았다. <게티이미지뱅크>

"노인이 되려고 한 번도 노력한 적은 없었지만 나는 노인이 되었다. 그렇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싶다. 이 뻔뻔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한 주에 한 권, 책 읽으며 놀자는 요량을 했다. 어차피 몸은 병들기 마련이고 정신은 희미해져 갈 것이다. 끝내는 그렇게 이 세상 떠나갈 테지만 좀 더 맑은 정신으로 남은 목숨을 지키고 싶다. '굳셀 건' '편안 강' 몸에 병 없고 마음이 편하려면, 몸은 걷기에 마음은 한 주 한 권의 책에 기댈 수밖에 없다"(서문 중)

일흔을 넘긴 저자가 '건강한 노년을 살고 싶은 뻔뻔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일주일에 한 권씩, 1년 52주 동안 읽고 쓴 52편의 서평을 담은 책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들에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책으로 놀아보자'고 권유하는 책이기도 하다. 갈수록 팍팍한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고민인 청년들에게는 책에서 꿈과 길을 찾아보도록 조언한다. 무엇보다 말로만 책으로 놀자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몸소 실천한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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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학 지음/ 뜻밖에/248쪽/1만5천원

문학박사이면서 영남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저자는 수십 년 동안 문화 현장을 뛰며 책 읽기의 좋은 점을 공유해왔다. 책 소개 프로그램을 비롯해 서평 쓰기 강좌 개설, 독서클럽 결성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노년에 접어든 저자에게 읽고 쓰는 일은 '일주일의 루틴'처럼 되었다. 매주 월요일을 '책 요일'로 정하고 한 주 동안 읽을 책을 정한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권을 읽고, 책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읽은 뒤의 생각을 서평으로 정리한다. 저자는 월요일부터 선택한 책을 읽고 주말에 서평을 쓰니 늙어 한심하다거나 심심할 시간이 없어 삶에 생기가 돌았다고 고백한다. 뇌를 쓰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치매 예방 효과에 더해 젊은이들을 만나서도 "나 때는 말이야"가 아니라 읽은 책을 이야기하면서 '꼰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일흔 넘겨보니 책과 노는 것이 가장 남는 게 많다"고 강조한다.

52주 동안 읽은 52권의 책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노인과 바다' '안나 카레니나' '사기열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의 동서양 고전부터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소설과 희곡, '호모 데우스' '트렌드 코리아 2024'와 같은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을 키워주는 책, 수필과 시, SF소설까지 장르를 불문한다.

가벼운 책, 무거운 책, 신간, 고전, 그 간극만큼 저자가 쓴 서평 역시 다채롭다. 책으로 한번 놀아보자는 권유처럼 마냥 심각하게 쓴 것도 아니다.

"'노인과 바다'를 노인이 되어서 읽으니 얻을 것도 있다. 혼잣말을 하며 외로움을 견딜 수밖에 없더라도 '그러려니'라고 말할 수 있는 노인이 되는 것, 그게 아주 괜찮은 노인이 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었던 책 다시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감동이 온다. 좋다. 노인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노인과 바다' 서평 중)

시니어가 된 저자가 여전히 책에서 꿈과 길을 찾겠다는 다짐도 책에 담았다.

"문자시대에서 영상시대로 급변하는 이 무서운 시대, 그래도 나는 책을 믿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아, 책에서 꿈과 길을 찾고 싶다. 그 길 함께 가자고 손을 내민다."(서문 중)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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