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으로 파국 치닫는 민주당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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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7  |  수정 2024-02-27 07:23  |  발행일 2024-02-27 제6면
친명 본선행, 비명 경선행 불만까지 나와
설훈 의원 탈당 시사...분당 수준 내홍 몸살
고민정 최고위원 현장 최고위원회에 불참
공천 갈등으로 파국 치닫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 본선행, 비명(비이재명) 경선행'이 공천 전략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설훈 의원이 탈당을 시사하는 등 민주당이 분당 수준의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 공관위가 25일까지 발표한 현역 의원 단수 공천자 51명 가운데 대다수는 친명계다. 비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아예 뒤집힌 운동장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비명계 중진이자 '하위 10%'에 포함된 설훈(5선·경기 부천을)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역 단수공천자 가운데 부산과 경남을 빼고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윤건영 의원 한 명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선이 아닌 방식으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비명계 강병원(재선) 의원과 강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경선을 치르도록 한 공관위 결정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은 2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문제도 당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을 (중·성동갑에) 공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 지역구에서 (지지율이) 더 잘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면 여기까지 왔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명계 일각에선 공천 갈등 수습책으로 조정식 사무총장 등 친명 지도부 인사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나오지만 이와 관련한 지도부 차원의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 최고위원의 불참 배경으로는 당내에서 공천 파동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지도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이 작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당내 혼란에도 이재명 대표는 '시스템 공천이라 문제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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