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행동 9일째…대구 대학병원 경영난 호소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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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8 18:22  |  수정 2024-03-13 15:49  |  발행일 2024-02-29 제8면
의료진 부족에 외래 진료와 검사, 수술 등 30~50% 가량 축소
입원환자 퇴원 시기를 앞당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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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반대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지 9일째인 28일 대구 동구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com

전공의 집단행동 여파가 대학병원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9일 만에 대학병원 매출이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인력 공백이 장기화 할 경우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대구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6명(89.8%)이 사직서를 냈다.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3명(95%)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7%)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6%)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복귀 명령에 이탈했던 전공의 일부는 돌아오기도 했지만, 다시 환자 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외래진료와 검사, 수술 등을 30~50%가량 축소하고 입원환자 퇴원 시기를 다소 앞당기는 등 응급·중증환자 치료 중심의 비상 진료체계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병원 응급실 병상 가동률은 영남대병원 27%, 계명대동산병원 40%, 대구가톨릭대병원 42%, 칠곡경북대병원 40% 수준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응급 환자 비율은 평상시보다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병원 매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매출실적이 50% 넘게 감소한 대학병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의료계 집단행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대학병원들의 한숨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어느 정도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은 했다. 만약 현 상황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직원 월급 지급도 힘들어 질 수 있다"며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이러다 경영난을 겪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규모 병원 증축 계획이 있는데, 경영이 어려워지면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며 "하루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 1년 이상 장기화 하면 병원이 폐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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