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총선, 자만하면 진다

  •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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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6  |  수정 2024-03-06 07:00  |  발행일 2024-03-06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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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공개 경고는 시의적절했다. 자당(自黨) 소속 장성민 후보가 MB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150~160석으로 절반을 넘길 것"이라고 말하자 한 위원장은 즉각 "근거 없는 전망을 삼가라"며 낙관론을 차단했다.

장성민은 여야를 넘나드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동교동계의 막내로 DJ 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실세였지만,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실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추진하면서 "투표 당일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가 크게 망신을 당했다. 엑스포 유치 결과가 29대 119의 참패로 드러나자 본인 스스로 사과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그를 두고 "장성민은 좋게 쓰면 약이고, 나쁘게 쓰면 독이 되는 사람"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장성민이 현 정부에는 약인지 아니면 독인지 윤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다.

비록 장성민의 섣부른 낙관론이 아니더라도, 최근 들어 여권과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당의 총선승리 전망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당의 총선승리 전망은 집권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거대 야당이 잘못하고 있는데서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극은 가히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이라기보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족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 4일까지 단수공천 된 현역의원 62명 중 41명이 친명계로 분류돼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이 현실화되고 있다. 게다가 임종석, 홍영표 등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경쟁자들을 공천 과정에서 모두 쳐내고 있다.

마치 지난 총선 당시 홍준표 의원 등에 칼을 휘두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막장 공천극을 연상케 한다.

여당의 총선승리 전망은 여론조사상 수치의 변화로 뒷받침되고 있다. 2월 말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질렀다. 특히 여당의 열세 지역인 서울에서 48.0%대 31.5%로 크게 앞섰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뒤처져 있었다. 국민의힘의 서울 약진은 지난 총선에서 49석 중 8석에 그쳤던 서울 의석을 20석 이상 늘릴 수 있을 거라는 낙관적 전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총선 한 달 전 여론조사를 총선 결과로 점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김건희특검법을 저지하기 위한 여당의 '현역·중진 불패' 공천, 낮은 대통령 지지율과 견고한 정권 심판론도 변수다.

경제도 안 좋다. 부동산경기가 부진한 데다 미국, 일본의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데도 한국은 예외다. 대통령이 전국을 누비고 다니지만, 포퓰리즘 공약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임종석이 탈당을 포기하는 등 민주당의 공천 갈등도 차츰 진정되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이낙연, 조국 등 반윤(反尹) 정당들의 연합 공세와 좌파 일각의 막판 네거티브 공격도 거셀 것이다.

이번 4·10 총선의 본격적인 싸움은 3월 하순 후보 등록 이후 전개된다. 총선의 윤곽은 4월 초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드러날 것이다.

목련이 피는 4월에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의 낙관론은 자칫 자만(自慢)을 불러 화를 자초할지도 모른다. 여든 야든 자만하면 선거에서 지는 법이다.

강효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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