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으로 표현한 공간' 리안갤러리, 남춘모 개인전 'From the Earth' 개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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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1 14:18  |  수정 2024-03-11 14:27  |  발행일 2024-03-12 제17면
4월27일까지…대형 설치작품과 신작 회화 12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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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춘모 작가가 리안갤러리 대구에 전시된 그의 대형 설치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동일 작가 촬영, 리안갤러리 제공

리안갤러리 대구는 오는 4월27일까지 남춘모 개인전 'From the Earth'를 개최한다.

리안갤러리와 남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선' 자체로 공간을 표현한 대형 설치 작업과 더불어 신작 회화 12점 가량을 만날 수 있다.

1층 전시장 벽면에 설치된 대형 작품에 특히 눈길이 간다. 수직으로 설치한 작품은 9m 층고의 리안갤러리 전시장에 맞게 연출한 것으로 남 작가가 유년기를 보낸 경북 영양의 밭고랑을 떠올리게 한다. 평면으로부터 분리해 나열한 입체적인 선들이 빛과 그림자를 만나 공간에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한다.

올해 신작 스트로크 페인팅에서는 선들이 절제된 형태로 중첩되고 빠른 붓질에 흘러내린 물감 자국이 더해져 풍부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From Lines' 시리즈는 남 작가가 경북 청도의 폐교에서 작업할 때부터 구상하던 것을 실현한 작품이다. 땅을 거푸집 삼아 합성수지를 굳힌 후 그 틀을 그대로 작품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기존 캔버스에서만 선보이던 각양각색의 선들을 추가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2층에 전시된 설치 작업은 회화의 근원에 대한 남 작가 특유의 강단 있는 탐구를 보여준다. 선대 작가들의 선을 활용한 여백과 공간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받은 영감을 독립적인 선 그 자체로 풀어내 회화적 재미와 순수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엇갈리면서도 압축적으로 배치한 다양한 선이 공간에서 자리한 위치에 따라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를 탐구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또한 전시장에 자리한 부조회화 'ㄷ'형을 캔버스 위에 반복적으로 붙여 수직, 수평의 골조로 공간을 만들고 아크릴 물감을 칠해 완성하는데,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신작에서는 가장자리를 자르는 시도로 입체감과 율동감을 더했다.

리안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선의 시각화'라는 화두 아래 작업을 지속해 온 남 작가의 지속적인 실험과 그 근원, 탐구의 결과물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자리로 대규모 전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압도적인 설치 작업과 '선'을 다면적으로 구현해 쉼 없이 확장되고 있는 남 작가의 작업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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