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출신 '왕언니'들 칠곡할매래퍼로 뭉쳤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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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9 07:32  |  수정 2024-03-29 07:34  |  발행일 2024-03-29 제10면
다섯번째 그룹 '텃밭 왕언니'
선배 그룹에 동기 부여 돼
日 공영방송 NHK도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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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칠곡군수가 칠곡할매래퍼 그룹 '텃밭 왕언니 창단식'에 참석해 멤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이 다섯 번째 할매래퍼 그룹을 배출하며 할매 힙합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칠곡군은 지난 26일 왜관4리 도시재생커뮤니티 텃밭에서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해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칠곡할매래퍼 그룹 '텃밭 왕언니 창단식'을 가졌다.

텃밭 왕언니는 '수니와 칠공주' '보람할매연극단' '우리는 청춘이다' '어깨동무'에 이어 칠곡군에서 다섯 번째로 결성된 할매래퍼 그룹이다.

주민을 위한 텃밭이 조성되면서 모인 동네 할머니들로, 그룹 리더 성추자(81)·최고령자 장영순(91)·막내 이인영(78) 할머니까지 평균연령 86세의 8인조로 구성됐다. 텃밭 왕언니 멤버들은 '수니와 칠공주'가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을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에 동기 부여가 돼 랩을 배우기 시작했다.

칠곡군은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할매힙합 그룹 배틀대회'를 개최한 것은 물론 할머니들의 요구를 반영해 강사를 섭외하며 랩을 배울 수 있도록 전폭 지원했다.

창단식에는 김재욱 칠곡군수가 직접 참석해 멤버들에게 힙합을 상징하는 모자를 씌워주며 격려했다.

이날 '수니와 칠공주'는 후배 그룹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우렁찬 목소리로 축하 공연을 펼쳤고, 십시일반 출연료를 모아 손자뻘 학생을 위한 호이장학금 50만원도 쾌척했다.

'텃밭 왕언니'도 창단식 공연을 위해 한 달간 준비했던 랩 실력을 뽐냈고, 가족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또 '우리는 청춘이다' '어깨동무' 등의 선배 힙합 그룹은 축전을 보내며 후배 그룹을 응원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국내 방송사와 함께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텃밭 왕언니' 리더 성추자 할머니는 "TV를 통해 선배들의 랩 공연을 보았을 때는 우리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랩을 해보니 힘들었다"며 "선배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후배 그룹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재욱 군수는 "고령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실버 문화를 선도해 지역 성장 동력의 하나로 활용하고자 어르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해 왔다"며 "칠곡할매문화관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어르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고 'K-할매 콘텐츠'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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